30년물 전날 하락분 대부분 반납
재정적자·인플레 우려 다시 불거져
이란발 인플레 우려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매입) 규모를 전격 확대했지만 장기 국채금리는 하루 만에 다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국채시장의 유동성을 개선하는 데는 도움이 되더라도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증가, 이란 전쟁발 인플레이션 우려 등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근본적인 요인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전 거래일보다 7bp(1bp=0.01%포인트) 오른 5.27%까지 상승했다. 전날 미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 나타난 9bp가량의 하락분을 대부분 되돌린 것이다. 이후 금리는 5.25% 안팎에서 움직였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장중 4.7%대로 올라섰다.
미 재무부는 전날 10~30년물 국채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기존 건당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장기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30년물 금리는 급락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장기채 매도세가 재개됐다. 시장에서는 재무부의 바이백이 장기채 시장의 거래 여건을 개선하는 단기 처방에 그칠 뿐 장기금리 상승의 구조적인 원인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회의론이 확산하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장기채 매도세 재개가 미국의 급증하는 공공부채와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을 정책 당국이 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에오인 월시 트웬티포애셋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조치에 대해 "이것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이 같은 개입은 반창고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재정적자 심각·전쟁발 인플레에 장기금리 재상승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미국의 재정 상황이다. 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부채는 지난 18일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를 넘어섰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국방비 확대 계획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적자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조 브루수엘라스 RSM US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증세나 정부 지출 증가세 둔화, 또는 1990년대처럼 정부 지출 자체를 줄이는 재정 건전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바이백의 효과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번 바이백 규모 자체가 장기채 시장의 방향을 바꾸기에는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키스 패튼 컬럼비아스레드니들인베스트먼츠 글로벌 금리·채권 책임자는 재무부의 바이백 계획이 Fed의 과거 양적완화(QE) 프로그램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시장 개입이 효과를 내려면 정부 지출과 관련한 핵심 정책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Fed의 QE와 성격이 다르다. Fed의 QE는 대규모 장기 국채 매입을 통해 민간이 보유하는 장기채 물량과 듀레이션을 직접 줄이면서 장기금리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반면 재무부의 바이백은 국채시장의 유동성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FT는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바이백 규모가 과거 Fed의 QE와 비교하면 미미하며, 재정지출 등 정책 변화가 따르지 않으면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장기채 매도세를 자극하고 있다. FT는 투자자들이 이란 전쟁발 인플레이션을 정책당국이 억제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고, 이런 불안이 최근 몇 달 동안 장기 국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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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는 재무부의 예정에 없던 바이백 확대 발표가 "전략적인 계획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정 건전화 없이 시장 신호만으로 장기금리를 통제하려 할 경우 오히려 미국 자산과 달러에 대한 투자 수요를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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