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누리는 대모산 바람길
3.3㎞ 산책로…관목 100만그루 넘어
도심과 자연의 상생 전환
보행통로 개방…누구나 자유롭게 오가

도심 속 아파트 녹지는 이제 단지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아파트 조경도 단지 내부를 꾸미는 데서 벗어나 도심과 단지의 경계를 허물고, 도시 환경과의 상생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맞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 한파를 극복하기 위해 건설사들은 특화 조경을 일종의 기획 상품으로 쏟아냈다. 화려한 수목과 장식물을 과도하게 채워 넣은 조경 과잉 현상은 아파트 고유의 개성을 잃게 하고 주변 도시 공간과의 단절을 심화시켰다.

그러나 최근 아파트 조경은 자연 지형을 살리고 도시 전체 녹지 계획과의 조화를 반영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가 대표적인 단지 중 하나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단지 바로 뒤편에 위치한 대모산의 자연 축과 바람길이 막히지 않도록 단지 중앙부가 비어있다. 대모산에서 시작된 바람의 흐름은 아파트 가운데를 관통해 근린공원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 바람길은 도시의 굴뚝 역할을 해 내부 오염물질과 열기를 도심 밖으로 내보내는 환경적 기능을 한다. 심성아 기자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단지 바로 뒤편에 위치한 대모산의 자연 축과 바람길이 막히지 않도록 단지 중앙부가 비어있다. 대모산에서 시작된 바람의 흐름은 아파트 가운데를 관통해 근린공원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 바람길은 도시의 굴뚝 역할을 해 내부 오염물질과 열기를 도심 밖으로 내보내는 환경적 기능을 한다. 심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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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모산 바람길 따라 근린공원까지

26일 찾은 이곳에서는 단지 입구에 들어서자 도로변 방음벽을 제외하고 단지 내부와 외부 공간을 가로막는 대형 담장이나 장애물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하던 기존 대단지 아파트들과 달리 정문 외에도 여러개의 보행 통로가 단지 곳곳에 트여 있어 등산객과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이곳 조경 설계를 관통하는 핵심 가치는 '차경'과 '상생'이다. 차경은 자연의 경치를 빌린다는 의미의 전통적인 조경 기법이다. 단지 바로 뒤편에 위치한 대모산의 자연 축과 바람길이 막히지 않도록 단지 중앙부는 비워놨다. 대모산에서 시작된 바람의 흐름은 아파트 가운데를 관통해 기부채납 공간인 근린공원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아파트 조경의 설계와 시공을 담당한 강철현 GS건설 책임은 "대모산에서 내려오는 바람길을 살려 도심의 열돔 현상을 예방하도록 설계했다"며 "바람길이 도시의 굴뚝 역할을 해 내부 오염물질과 열기를 도심 밖으로 내보내는 환경적 기능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단지 내부 보행로는 일반 아파트 대비 두배가량 넓었다. 단순한 통로를 넘어 녹지가 함께한다는 의미를 더해 '애비뉴(Avenue)'라고 명명됐다. 이 길을 따라 단지 한바퀴를 돌면 무려 3.3㎞에 달하는 산책로가 완성된다.

26일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내부 보행로는 일반 아파트 대비 두배가량 넓어 보였다. 단순한 통로를 넘어 녹지가 함께한다는 의미를 더해 '애비뉴(Avenue)'라고 명명됐다. 이 길을 따라 단지 한바퀴를 돌면 무려 3.3km에 달하는 산책로가 완성된다. 심성아 기자

26일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내부 보행로는 일반 아파트 대비 두배가량 넓어 보였다. 단순한 통로를 넘어 녹지가 함께한다는 의미를 더해 '애비뉴(Avenue)'라고 명명됐다. 이 길을 따라 단지 한바퀴를 돌면 무려 3.3km에 달하는 산책로가 완성된다. 심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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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책임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단지 내부를 많은 시민이 거쳐 지나갈 수 있는 공공적 성격의 공간으로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동선을 따라 높이가 큰 수목이 전략적으로 배치돼 지나가는 시민의 편의와 입주민의 프라이버시 보호가 동시에 충족됐다.


대모산 산세 살린 입체 지형과 100만 수목

단지 남쪽의 대모산 경사지와 북쪽 도심 방향의 높낮이 차를 입체적으로 극복한 지형 설계는 가장 돋보인다. 인공적으로 경사지와 입체적 단차를 구현하기 위해 특수 건축 자재가 동원됐다. 강 책임은 "흙을 무겁게 쌓을 수 없는 인공 지반 구조상, EPS 공법을 활용해 그 위에 녹지를 조성하며 대모산에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산세와 단차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조경의 설계와 시공을 담당한 강철현 GS건설 책임이 26일 단지 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성아 기자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조경의 설계와 시공을 담당한 강철현 GS건설 책임이 26일 단지 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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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하게 계산된 수목 배치도 눈길을 끈다. 단지 내에 심어진 관목만 100만그루가 넘고 교목은 7000여주에 달한다. 계절감을 살리기 위해 계절별 수종을 적절히 배치했다. 현장에서는 단지 곳곳에 여름꽃 수국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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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아파트 녹지 공간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관리하는 전략은 더욱 세분화할 것으로 보인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최근 아파트 조경은 '정원화'가 대세로 자리잡고, 우수 관리나 폭우 대비 같은 저영향 개발이 검토되고 있다"며 "단지 내 독립된 조경을 넘어 서울 한강이나 남산처럼 주변 자연환경과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조화로운 디자인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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