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청와대서 왕이 접견
"한중 관계 전면 복원, 경제 분야 수평적·호혜적 협력 강화"
왕이 "한중관계 안정적 발전…韓 올바른 선택으로 관계 정상 궤도"
위성락-왕이도 회담…왕이, 한반도 문제 '건설적 역할' 약속
한중 고위급 외교·안보채널 5년 만에 복원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한중관계 및 한반도 문제에 대해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에 이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왕 부장과 회담 겸 오찬을 하고 한중관계 발전 방안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6.8.20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6.8.2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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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공식 방한 중인 왕 부장을 접견하고 조현 외교부 장관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우리 측 외교·안보 라인과 이 같은 소통을 이어가 달라고 요청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한국 정부가 북미 간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를 위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도 한반도 정세에 대한 협의 채널을 긴밀하게 가동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작년과 올해 연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이후 '한중관계 전면 복원'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 정부가 정치적 신뢰를 토대로 경제 분야에서 수평적·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양국 국민 사이의 우호와 신뢰도 더욱 굳건해지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왕 부장은 시 주석의 안부를 전하면서 "양국 정상의 상호 국빈 방문을 통해 도출된 공동인식을 바탕으로 한중관계가 안정적인 발전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화답했다.

내년 한중 수교 35주년을 앞두고 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왕 부장은 "양국 정상이 합의한 분야별 후속 조치를 착실히 이행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 간 세 번째 만남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왕 부장은 "지난해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한국 정부가 올해 선전 APEC을 지지·지원해 주기를 기대한다"며 "선전에서 이뤄질 양국 간 고위급 교류를 비롯한 성과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해 APEC 개최국으로서 올해 선전 APEC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양국 정상의 만남이 작년 11월 경주, 올해 1월 베이징에 이어 11월 선전으로 이어지는 만큼 양국 국민의 삶에 기여할 수 있는 풍성한 성과를 함께 만들어 가고 한중관계도 더욱 돈독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왕이 "韓 올바른 선택으로 관계 정상 궤도로 되돌려"


이날 중국 측 발표에서는 한중 간 전략적 협력을 강조한 이 대통령과 왕 부장의 발언이 보다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현재 국제정세에서 한중 양국은 경제·통상과 안보 등 분야에서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한다"며 "한중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양국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또 "한중은 상호 의존하고 호혜·상호보완적인 동반자가 돼야 한다"며 오는 11월 선전 APEC을 계기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층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 측은 왕 부장의 보다 적극적인 대중관계 메시지도 공개했다. 왕 부장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이 "올바른 선택을 해 한중관계를 정상 궤도로 되돌렸다"고 평가하고, 한국 정부가 대중 우호정책을 계속 견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을 포용하는 것은 미래를 포용하는 것이고, 중국과 동행하는 것은 기회와 동행하는 것"이라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도 조속히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청와대 발표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전략적 소통과 '수평적·호혜적' 한중관계, 선전 APEC의 실질적 성과에 방점을 찍었다면 중국 측은 이재명 정부의 대중정책을 적극 평가하면서 향후 전략적 협력 확대를 주문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접견을 마무리하며 "지난 1월 시 주석과의 만남을 회고하며 시 주석에게 각별한 안부를 전해 달라"고 했다. 왕 부장은 이에 화답하며 이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환대에 재차 감사를 표했다.


위성락-왕이, 회담 겸 오찬 회담…왕이, 대북정책 '건설적 역할' 약속


이 대통령의 '한반도 문제 전략 소통' 주문은 이날 오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왕 부장 간 회담에서 보다 구체적인 논의로 이어졌다. 위 실장은 이날 왕 부장과 회담 및 오찬을 하고 한중관계와 한반도 정세, 지역·국제 문제를 논의했다. 왕 부장은 중국 외교부장과 함께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수교 이후 34년간의 한중관계 발전 성과를 평가하고, 양국 관계를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성과'를 만들어 내는 안정적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반도 문제에서는 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을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한반도 평화공존 청사진을 왕 부장에게 설명하고, 남북·북미 간 대화 재개를 위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중단'에서 시작하는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비핵화 접근을 소개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중단을 출발점으로 삼아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중국 최고위급 외교안보 당국자에게 직접 설명한 것이다. 위 실장은 이런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건설적으로 협력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왕 부장은 이에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앞으로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중국 측의 별도 설명자료에 따르면 왕이는 "한반도 긴장 해소의 근본적인 방법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포기하는 데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날 회담을 계기로 한중 간 고위급 외교안보 대화 채널이 약 5년 만에 복원됐다.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간 회담은 2021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상태였다. 양측은 고위급 외교안보 라인의 대화 재개를 환영하고 이 채널을 앞으로 정례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외교·안보 당국 간 각급 협의 채널도 보다 긴밀하게 가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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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역내·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역내 국가들이 정치·경제적으로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연계된 만큼 각국이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협력하면서 공통분모를 넓혀갈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왕 부장은 위 실장에게 중국 방문도 공식 초청했다. 위 실장은 이를 수락했으며 양측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중하는 방안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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