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외국인 소비가 실적 견인
원화 강세는 부담
국내 백화점 업계가 명품과 외국인 관광객 소비에 힘입어 20년 만의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관련 종목의 주가는 고점 대비 약 40% 급락했다. 증권가에선 원화 강세로 외국인 소비가 둔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주가가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떨어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내수 부진이라더니…백화점 20년 만의 호황
최근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국내 백화점들은 코로나 시기 이후 2분기 최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충족했다"며 "그럼에도 백화점 3사의 주가는 지난 6월 중순을 고점으로 크게 조정받고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백화점 호황은 지난해 10월부터 본격화했다. 기존점 매출 증가율은 당시 두 자릿수로 올라선 뒤 올해 들어 20%를 웃돌고 있다. 기존점 매출 증가율은 새로 문을 연 점포를 제외하고 기존 매장의 매출이 전년보다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같은 성장률은 최근 20년 동안 보기 어려웠던 수준이다.
특히 초고가 보석과 시계 판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 서 연구원은 "지난 1년여간 백화점 매출 호조를 이끈 것은 명품, 특히 초고가 보석과 시계류였다"며 "내국인뿐 아니라 방한 외국인의 해당 품목 소비가 두드러졌고, 고마진 상품군인 패션 수요 회복까지 더해지며 백화점은 성장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존재감도 커졌다. 올해 상반기 국내 백화점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한 비중은 약 7~8%까지 상승했다. 외국인 소비만으로 기존점 매출 증가율을 약 2%포인트 좌우할 정도다. 과거 면세점으로 향했던 관광객의 명품 수요를 백화점이 가져올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일본처럼 될 줄 알았는데…주가는 왜 떨어졌나
문제는 주가 흐름이다. 실적 성장세에도 국내 백화점 종목의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다시 8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 연구원은 "외국인 관광객 수와 이들의 1인당 지출액이 백화점 매출을 결정한다고 보면 한국 백화점이 재평가받기 위한 중요한 조건은 장기적으로 한국의 관광 경쟁력, 단기적으로 환율"이라며 "일본 주요 백화점주가 PER 15~25배를 적용받는 것과 국내 백화점의 예상 PER이 떨어진 점은 비교된다"고 말했다.
불안 요인은 원화 강세다. 일본 백화점이 엔화 약세의 수혜를 봤듯이 국내 백화점도 그동안 원화 약세의 도움을 받았다.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한국 상품이 저렴해져 명품과 패션 상품을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반대로 원화가 강해지면 한국에서 쇼핑할 때의 가격 매력이 줄어들 수 있다.
실적은 최고인데 주가는 급락…"낙폭 과도"
명품과 외국인 소비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우려도 있다. 명품 판매는 경기와 자산가격, 환율 변화에 민감하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하거나 원화 가치가 빠르게 오르면 지금과 같은 매출 증가율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서 연구원은 "명품과 외국인 소비가 이끄는 지금의 호황은 그야말로 '흔하지 않은 특수'"라며 "명품 쏠림과 외국인 소비의 지속 가능성은 경계해야 하지만 지금 수준의 주가 조정이 적절한지는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관건이다. 한국을 찾는 미국과 유럽 관광객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세계적으로 쇼핑 지출이 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가까운 곳에 두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국내 고소득 소비층의 명품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까지 계속 늘어난다면 백화점은 정체된 내수업이라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신영증권은 백화점주 가운데 신세계 신세계 close 증권정보 004170 KOSPI 현재가 400,500 전일대비 4,000 등락률 -0.99% 거래량 61,468 전일가 404,500 2026.08.21 15:30 기준 관련기사 유통家 '연봉 1위' 신동빈 112억원…김병훈 APR 대표 증가율 '톱' 신세계百, '5메이징 카드 페스타'…최대 24개월 무이자·리워드 혜택 백화점서 '플렉스', 편의점서 한끼…유통가 상반기 훈풍, 달라진 소비 풍경 와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close 증권정보 069960 KOSPI 현재가 93,400 전일대비 1,100 등락률 -1.16% 거래량 98,224 전일가 94,500 2026.08.21 15:30 기준 관련기사 현대百, '1++ 한우' 소포장…추석 선물세트 역대 최대 유통家 '연봉 1위' 신동빈 112억원…김병훈 APR 대표 증가율 '톱' 백화점서 '플렉스', 편의점서 한끼…유통가 상반기 훈풍, 달라진 소비 풍경 을 선호주로 제시했다. 신세계는 백화점 호황과 주요 점포 새 단장 효과, 면세점의 이익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종속회사 지누스의 부진이 부담이지만 백화점 본업의 경쟁력은 견조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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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연구원은 "고가품 소비를 꾸준히 소화하는 내수 고객의 기반이 견조한 상황에서 국내 백화점들은 중장기적으로 방한 외국인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고점 대비 약 40% 조정받은 지금은 한국 백화점의 체력을 점검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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