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요구 시 공정위 자료제출 '의무화'
당사자 자료제출 '위반행위 증명'까지 확대
기업의 담합이나 불공정거래, 기술탈취로 피해를 본 기업이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때 공정거래위원회가 확보한 사건 자료를 법원에 제출받아 입증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공정위는 손해배상 소송 내 공정위 자료제출 의무화, 신고인의 재조사요청권 법제화, 하도급 처분시효 합리화 등을 골자로 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동안 담합이나 기술유용 피해기업은 민사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 위반 사실과 손해액을 직접 입증해야 했으나, 핵심 증거를 쥔 상대 대기업에 맞서 증거를 확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법원이 공정위에 사건 기록 송부를 요구해도 공정위 소속 공무원의 비밀엄수의무 조항과 맞물려 실질적인 자료 제공이 제한적이었다.
이번 법 개정으로 소송 당사자가 합리적 노력으로 증거를 확보하기 곤란한 경우, 법원의 요구에 따라 공정위가 사건 처리 완료 후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신설됐다. 공정위의 자료 제출 시 비밀엄수의무 적용을 면제하는 예외 조항도 명문화됐다. 영업비밀 자료라 하더라도 손해 입증에 꼭 필요한 경우 법원 지정을 거쳐 제한적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비밀유지명령 제도를 함께 도입해 기업 비밀 누설 방지와 피해 입증 사이의 균형을 맞췄다.
법원이 소송 상대방에게 요구할 수 있는 '당사자 자료제출명령' 대상 역시 기존 '손해의 증명 및 액수 산정'에서 '위반행위 자체의 증명'까지 대폭 확대됐다. 이 제도는 공정거래법 위반 전반으로 확대됐다.
공정위의 사건 처리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절차적 권리도 강화됐다. 공정위가 무혐의 등 불처분 결정을 내렸을 때 신고인에게 사유를 문서로 통지하도록 하고, 신고인이 3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신고인 재조사요청 절차'가 법률로 명문화됐다. 재조사 요청의 타당성은 외부위원이 포함된 '신고인 재조사요청 심사위원회'에서 심의한다.
아울러 하도급법 위반 조사 과정에서 분쟁조정 절차에 소요된 기간을 공정위 처분시효(3년) 계산에서 제외하도록 개정했다. 조정이 장기화하면서 시효 만료로 공정위 제재가 무산되던 제도적 맹점을 보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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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은 정부 이송 및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며, 공포 1년 후 시행된다. 자료제출의무 및 명령 규정은 법 시행 이후 제기되는 손해배상 소송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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