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13일 '서울라이트 DDP 2026 가을' 개최
유영국·'청구영언'도 미디어아트로…레이저·AI·라이브 공연 결합
백남준의 비디오아트와 유영국의 '산', 가장 오래된 시조집 '청구영언'의 노랫말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외벽을 채운다. 올해는 완성된 영상을 틀어주는 기존 미디어파사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뮤지션의 연주에 따라 영상과 빛이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공연도 처음 선보인다.
백남준의 비디오 신디사이저 개념과 실험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The Break Point' 이미지. 다음 달 3~13일 열리는 '서울라이트 DDP 2026 가을'에서는 뮤지션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DDP 외벽의 영상과 빛이 실시간으로 변화한다.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디자인재단은 다음 달 3일부터 13일까지 11일간 DDP에서 '서울라이트 DDP 2026 가을'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매일 오후 7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DDP 222m 외벽을 미디어아트 캔버스로 활용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올해 연간 주제는 어둠을 깨고 새로운 빛을 연다는 의미의 'DAYBREAKER', 가을 시즌 주제는 한국 문화의 창조적 뿌리를 조명하는 'K-Original Light'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백남준의 실험정신을 오늘의 기술로 옮긴 'The Break Point'다. 백남준아트센터와 미디어아트 스튜디오 버스데이가 협업해 백남준의 '비디오 신디사이저' 개념을 재해석한다. 뮤지션의 연주가 시작되면 음악의 비트와 리듬에 따라 DDP 외벽의 영상과 빛이 즉석에서 변화한다. 누구나 악기를 연주하듯 영상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고 봤던 백남준의 생각을 실시간 미디어아트로 옮긴 것이다.
개막일인 3일에는 일렉트로닉 밴드 이디오테잎이 무대에 오른다. 4~5일에는 시온(SION), 6일과 12일에는 힙노시스 테라피(HYPNOSIS THERAPY), 11일과 13일에는 소울스케이프(SOULSCAPE)가 각각 공연한다. 이들의 음악과 'The Break Point' 영상이 실시간으로 맞물리면서 같은 작품이라도 공연마다 다른 화면이 만들어진다.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유영국의 산도 디지털 풍경으로 확장된다. '내 안의 산을 찾아서'는 유영국이 평생 그려온 산의 형태와 강렬한 색채를 미디어 작가 권하윤이 DDP의 곡면에 옮긴 작품이다. 정지된 평면 회화를 그대로 확대하는 대신 산과 색이 디지털 공간에서 계속 생성되고 변화하도록 구성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오는 10월25일까지 열리는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와도 연계한다.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청구영언'도 빛으로 되살린다. '말이 빛나는 밤'은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청구영언'에 담긴 노랫말과 자연의 풍경을 디지털 산수와 빛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노래가 한글로 기록되고, 다시 흩어진 글자가 거대한 빛과 울림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시조의 초장·중장·종장 구조에 맞춰 3부로 구성했다.
레이저를 활용한 새 프로그램 'DDP 365라이트'도 첫선을 보인다. 윤제호의 '미래의 빛, 시간의 울림을 통과하다'는 DDP 유구전시장에 남은 과거의 흔적을 레이저와 전통 타악, 전자음, 인공지능(AI) 영상, 조명과 움직임으로 재구성한다. 3일 오후 7시30분 오프닝 공연에서는 윤제호의 미디어 작업에 소경진의 전통연희·타악, 안상화의 안무와 댄스무아의 무용을 결합한다.
2019년 시작된 서울라이트 DDP는 지난해 연간 관람객 192만명을 기록했고 12월31일 카운트다운 행사에만 약 8만7000명이 찾았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비정형 건축물 3D 프로젝션 맵핑 디스플레이'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올해도 iF 디자인어워드와 레드닷 디자인어워드 본상을 받았으며 IDEA에서는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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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세계가 K컬처에 주목하는 지금, 서울이 해야 할 일은 이미 만들어진 문화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새로운 문화가 계속 탄생할 수 있는 창조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며 "DDP를 새로운 예술과 기술이 가장 먼저 시도되고 세계로 확산되는 문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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