弱달러에 역외 숏베팅·수출업체 달러 매도 겹쳐
환율 하락 시장 심리 강해져
"당분간 1300원대 머물 것"…하반기 최저 1340원 전망도
중동전쟁·대미 투자 불확실성은 상방 변수

원·달러 환율이 11개월 만에 1300원대에 진입했다. 수출업체가 달러를 시장에 꾸준히 팔고 있는 데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과 재정적자 우려가 겹치며 달러가 급격히 약세로 전환된 영향이 맞물린 결과다. 두달 전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600원을 바라볼 정도로 치솟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추세적으로도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분간 1300원 후반~1400원 초반에서 오르내림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하반기 중 1340원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09.17포인트 상승한 6680.34에 장을 시작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국내증시 지수가 표시돼 있다. 원달러 환율은 9시 5분 기준 1389원으로 전일 주간종가보다 8.7원 내렸다. 2026.8.20 강진형 기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09.17포인트 상승한 6680.34에 장을 시작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국내증시 지수가 표시돼 있다. 원달러 환율은 9시 5분 기준 1389원으로 전일 주간종가보다 8.7원 내렸다. 2026.8.20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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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1393.3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1400원을 밑도는 모습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1300원선에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오후 3시30분(주간 종가) 기준 1397.7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14.1원 하락했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9월29일(1398.8원)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에 진입했으며, 같은 해 9월24일(1397.5원) 이후 가장 낮았다. 야간장에서는 1385.2원까지 밀려 내려갔다. 미국 재무부가 만기 10~30년 장기국채를 되사는 바이백 규모를 기존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하면서 달러 약세가 강화된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은 중동 전쟁 영향 등으로 지난 5월 중순 1500원에 첫 진입한 이후 지난달 2일 주간 종가 기준 1555.8원까지 치솟았으나, 이달 들어 추세적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19일까지 8월 원·달러 환율 평균값은 1418.6원으로 집계됐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원은 "단기적 하향 안정세는 수출업체가 달러 매도 물량을 꾸준히 내놓는 수급적인 영향에 한미간 금리차가 더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우리나라의 성장률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맞물리며 환율을 밀어내린 결과"라며 "여기에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자금이 국내로 유입된 것이 환율 하락의 트리거가 됐다"고 말했다.


하향 안정화되던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선까지 내려온 것은 이런 움직임에 달러 약세가 추가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발표된 미국 소매판매,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줄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재정적자 우려로 국채금리가 오르며 달러 약세가 심화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8.833까지 떨어졌다.

이에 역외 투자자들마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거 베팅하면서 하락장세가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전날 같은 경우는 특정 외국계 몇곳이 달러 숏(매도)을 좀 세게 잡으며 환율이 그대로 눌려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며 "1300원이 뚫리는지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뚫릴 것 같으니) 숏을 더 세게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 추세를 이어가면서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강력한 경제제재를 발표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임팩트가 부족하다면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돌려놓지 못할 것"이라며 "단기적 시장 관성을 고려하면 무게중심은 당분간 환율 하방에 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1400원 아래로 돌파된 이상 단기적으로는 하락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규모 국내 설비 투자 계획에 법인세 중간 예납, 주주환원 등 실제로도 환전을 해야 할 이유가 뚜렷이 남아있어서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차가 축소되며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1300원대 후반과 1400원대 초반에서 오르내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달 기준금리 결정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1380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최저 1340원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문 연구원은 하반기 원·달러 평균 환율을 1470원에서 1420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이같이 제시했다. 그는 "환율이 높아질 때마다 달러 매도가 집중되는 동시에 환헤지 비중은 높아지면서 뚜렷한 환율 하락 변곡점이 형성된 상황"이라며 "상단에 근접할수록 달러 매도 수요에 하락하는 힘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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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중동 전쟁 리스크와 대미 투자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서 수석연구원은 "미국 장기국채 금리의 고금리 압력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 여건 전반이 긴축되며, 원·달러 환율 변동성 역시 확대될 수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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