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능력 이미 고도화…이란과 달라"
"CVID 현실성 낮아"
"이란 공격, 北 핵보유 의지 더 굳힐 수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에 서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는 데 나름의 전략적 논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차 석좌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는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북한에는 핵무기 보유 현실을 고려한 협상에 나서려 한다며, 이를 단순한 '이중잣대'로 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두 나라의 핵 개발 수준과 이를 억제할 수 있는 미국의 정책 수단 자체가 크게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차 석좌는 이란의 경우 핵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에 있고 주요 핵시설의 위치가 알려져 군사적 타격을 통해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는 선택지가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북한은 이미 상당한 규모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확보하고 다양한 투발 수단까지 갖춘 만큼 상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약 6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추가로 약 30기를 제조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의 핵 능력이 이 정도로 고도화된 상황에서는 과거 미국이 추구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현실적인 단기 정책 목표로 삼기 어렵다고 봤다.
경제 제재의 효과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공조는 여전히 상당 부분 유지되고 있지만,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으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 체제가 사실상 약화했다는 것이다.
주변국의 입장도 미국의 정책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았다. 차 석좌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를 환영하는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하게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차 석좌는 북한과 이란이 미국의 서로 다른 대응 방식에서 교훈을 얻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과거 미사일 분야에서 협력해온 두 나라가 각각 미국의 정책을 지켜보며 향후 핵 전략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은 북한에 핵무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더욱 강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이란이 향후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기술적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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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석좌는 최근 북한 문제와 관련해 비핵화를 장기적인 목표로 유지하되 북한이 이미 상당한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군비통제와 비확산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냉랭한 평화(cold peace)' 구상을 제시해왔다. 기존의 '선(先)비핵화' 정책을 반복하기보다 북한의 핵 위협을 당장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협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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