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일" 월가 경고…한국 증시 떠난 개미들 美 증시서 레버리지 베팅
美 CNBC, 예탁결제원 자료 분석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리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조정 이후 뉴욕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 등에 거액을 투자해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17일(현지시간)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조정 이후 뉴욕증시로 향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매체는 이들 개인 투자자가 자신의 고위험 종목 선호 성향은 그대로 유지한 채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가 분석한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한국 투자자는 미국 주식 45억달러(약 6조3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대부분은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종목이었다. 특히 SK하이닉스 ADR은 전체 순매수액의 19%에 해당해 미국 증권 순매수 2위에 올랐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증권 상위 10개 중 4개는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순매수 1위는 반도체 지수를 1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스(SOXL)'이었다. 반도체가 하루 1% 상승하면 약 3%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1% 떨어지면 손실도 세 배로 늘어난다.
이 외에도 미국 기술주 지수인 나스닥100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가 순매수 4위, 나스닥100을 하루 2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QLD)'는 6위를 기록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던 국내 증시에서의 성향을 그대로 유지한 채 미국으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이에 대해 월가 투자 전문가들은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웬 라몬트 아카디안자산운용 수석 부사장은 SK하이닉스 ADR과 한국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본주와의 가격 차이가 두 자릿수 이상 벌어졌고, ADR의 변동성이 본주보다도 더 큰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 투자자가 굳이 미국에서 한국 기업 ADR을 매수하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본주와 ADR의 가격 괴리는 시장 과열 징후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필립 울 레이리언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 분석가는 "한국 투자자의 매수 내역을 보면, 한국 증시에서 최근 매도 압력을 받았던 AI 하드웨어 관련 테마와 연결된 종목을 미국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고 있는 것"이라며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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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몬트 부사장은 2024년 말 미국의 양자컴퓨터 관련 테마주에 한국인 투자자가 몰려 변동성을 키운 사례를 언급하며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특정 종목은 시장 일부에서 가격 왜곡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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