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설립 동의율 75%→70%↓
추진위 단계 16곳·3700가구 수혜
국토부, 신속공급 추진 위해 입장 선회
장기 지연 초기 사업장 숨통 트일 듯

정부가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현행 75%에서 70%로 낮추는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서울 내 16개 재개발 구역, 약 3700여가구가 혜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재건축에 한해서만 동의율 70%를 적용하고 있는데, 재개발까지 조합설립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다. 재개발 70% 구간대는 동의율 확보가 까다로워 이른바 '깔딱고개'로 불린다. 동의율 문턱이 낮아질 경우 초기 재개발 사업장들이 대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시내 빌라 단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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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아시아경제가 서울시 민간 재개발 사업장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조합설립 이전 단계인 민간 재개발 구역은 총 68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조합설립을 앞둔 재개발 구역은 총 31곳으로, 15곳이 올해 조합을 설립했거나 75% 이상의 주민 동의율을 확보해 조합 창립총회를 앞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6개 조합은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 징구 절차를 밟고 있다. 가구 수로 따지면 약 3700여가구 규모다. 조합별로 보면 동대문구 용두7구역, 용두6구역이 각각 68%와 약 70%의 동의율을 확보한 상태다. 영등포구 당산1구역은 60% 후반대, 지난 1월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청량리9구역은 현재까지 52%가 동의했다.

조합설립 동의율 '깔딱고개' 낮아진다…서울 재개발 조합 16곳 수혜 원본보기 아이콘

국회에서도 여야 공감대가 형성돼 관련법 개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동의율 완화를 골자로 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발의했으며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국토부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법 개정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재개발은 재건축과 달리 토지 수용이 가능해 재산권을 제한하는 강도가 큰 만큼 동의율을 낮출 경우 주민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천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의 의안 검토보고서에서도 사업 반대 주민들의 의견 반영 기회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신속한 주택 공급 필요성이 커지자 8·13 공급대책에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 계획을 담았다.

조합설립 동의율 '깔딱고개' 낮아진다…서울 재개발 조합 16곳 수혜 원본보기 아이콘

정비업계에서는 동의율을 70%로 완화만 해도 초기 사업 속도가 대폭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합설립 과정에서 동의율 70%부터 75%까지는 동의율 확보 난이도가 크게 높아져 사업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동의율 50%만 확보하면 되는 추진위원회 단계까지는 원활히 진행되다가 조합설립을 앞두고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사업장이 적잖다. 종로구 창신 4-1, 용산구 용산역전면1-2구역 등이 추진위 설립 후 10년 가까이 조합 설립 단계를 밟지 못하고 있다.


김성경 청량리9구역 추진위원장은 "재개발 현장에서는 단 1~2%의 동의율이 모자라서 조합을 설립하지 못하고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들이 상당히 많다"며 "5%포인트만 기준을 완화해도 동의서 징구 절차를 밟는 조합들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조합이 설립된 용두6구역의 이재기 추진위원장도 "현재 68%의 동의율을 확보했는데 3가구만 더 동의를 얻으면 조합 설립 절차를 밟을 수 있다"며 "법 개정을 통해 70%로 동의율이 낮아지면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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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동의율 완화 조치가 초기 사업장들의 병목 현상을 해결해 주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추진위가 구성된 이후에도 조합원 간 갈등 등으로 동의율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장기간 지체된 곳들이 서울 곳곳에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 막힌 사업장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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