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원 투입
20개 농가 재해대응형 스마트하우스 구축
무인방제·자동관수·다축재배 접목
‘청송사과’ 생산혁신 시동
경북 청송군이 기후변화와 농촌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대표 산업인 사과농업의 생산방식을 스마트농업 체계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자동화 장비를 농가에 보급하는 수준을 넘어 재해에 강한 시설과 무인방재, 자동관수, 새로운 재배방식, 영농데이터를 결합해 청송의 자연환경에 맞는 미래형 사과 생산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20일 청송군 등에 따르면 군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재해 대응형 과수재배 시설 구축지원 시범사업'을 중심으로 사과 스마트팜 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 사업에는 청송지역 20개 농가가 선정됐으며 총사업비는 70억원 규모다. 사업 대상지도 특정 지역에 집중하지 않고 청송군 8개 읍·면에 분산해 스마트 재배시설의 지역별 적용성과 효과를 검증하도록 했다.
핵심은 사과밭을 외부 기상환경에 그대로 노출하는 기존 노지재배의 한계를 보완하는 것이다.
사업 대상 농가에는 측면과 천창을 완전히 개폐할 수 있는 내 재해형 하우스를 비롯해 에어포그 방식 무인방제시스템, 환경제어시스템, 자동관수 시설 등이 도입된다.
여기에 골든볼 등 기후 적응형 국내 육성 품종과 초 밀식 다축 재배 방식, 온풍기 등 재해 예방시설을 접목해 생산 안정성과 작업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청송군이 스마트팜 전환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갈수록 거세지는 기후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봄철 저온과 서리,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 등 이상기상이 반복되면서 노지 중심의 과수 농업은 해마다 생산량과 품질 변동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농촌 고령화와 인력 부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사과는 적과 수확뿐 아니라 병해충 방제 등 상당한 노동력이 필요한 만큼 자동화·무인화 기술을 통한 노동력 절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청송군은 현동면 거성리 사과 스마트하우스 조성 현장에서 사업 농가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무인방제 장비를 직접 시험하는 등 현장 실증에도 나섰다.
시연에는 레일형 무인방제기를 비롯해 자율주행과 원격조정이 가능한 SS기(스피드 스프레이어) 등이 투입됐다. 농업인들은 장비의 운용 방식과 방제 성능, 작업 효율 등을 직접 확인했다.
청송군은 스마트하우스와 첨단 농기계 도입을 사과 산업 전반의 구조 혁신으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현동면 개일리 일원에는 3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과원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평면형 과원 조성을 위한 묘목 지원에도 22억원을 투입한다.
청송 황금 사과 연구단지에는 5억원을 투입해 밀식·2축·다축 등 다양한 수형별 표준 재배기술을 확립하고 영농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영농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스마트팜을 통해 축적되는 온·습도와 토양수분, 생육환경 등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농업인의 경험에 크게 의존했던 기존 과수 농업을 보다 정밀한 데이터 농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청송군은 스마트농업 전환 과정에서 농업인의 현장 적응력을 높이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청송군농업기술센터는 '청송 사과 스마트팜 하우스재배 농업인연구회'를 구성해 재배기술 교육과 현장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 참여 농가를 대상으로 선진지역 견학과 스마트 방제시스템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스마트농업 전환은 청송군이 올해 내건 '미래농업, 부자 청송'이라는 농정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청송군은 올해 농정 분야에 1천176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면서 사과 생산기반의 스마트화와 고도화, 자연재해 대응력 강화, 농업인 소득 안정, 유통·가공·수출 경쟁력 확대 등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역 농업계에서는 청송의 스마트팜 사업이 성과를 거둘 경우 단순한 시설농업 확대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적인 브랜드를 확보한 청송사과에 재해 대응기술과 자동화, 데이터 농업을 결합하면 생산량과 품질의 변동성을 낮추는 동시에 고령화와 농촌 인력난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과수산업 모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업이 시범단계를 넘어 지역 전반으로 확산할 경우 사과 산업의 경쟁력을 '브랜드' 중심에서 '생산기술과 시스템' 중심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스마트농업 기반을 지속해서 확대해 기후변화와 농촌 인력 부족에 대응하고, 청송지역에 적합한 미래형 사과 재배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청송의 스마트팜 실험이 주목되는 이유는 '사과를 어떻게 더 많이 생산할 것인가'에만 있지 않다. 기후변화와 고령화라는 농촌의 구조적 위기 속에서 앞으로 사과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생산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찾는 과정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노지 과수원에서 스마트하우스로, 사람이 직접 하던 방제에서 무인·자율주행 장비로, 경험에 의존하던 재배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정밀농업으로의 변화가 현장에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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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사과 주산지인 청송이 이제 '좋은 사과를 생산하는 지역'을 넘어 '미래 사과농업의 표준을 만드는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가 스마트팜 사업의 성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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