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부동산세제,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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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내놓은 세제 개편안에서 부동산세와 관련해 고치겠다는 항목은 총 42개다. 이 가운데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개정을 거치는 게 14개다. 과세표준을 산출할 때 쓰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향후 70~80%로 높이는 일, 장기거주 소득공제를 적용받기 위해 실거주 기간을 산출할 때 부득이하게 인정해줄 이전 사유 같은 걸 시행령을 손봐 결정한다.


법에서 직접 규율하지 않는 사안을 하위법인 시행령·규칙에서 정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다만 걱정하는 건 정권에 따라 손쉽게 제도가 좌우되는 모양새다. 시행령이나 규칙은 행정부, 즉 대통령이 주무를 수 있는 만큼 정권 성향에 따라 곡예 줄을 오가듯 바뀌는 걸 우리는 그간 여러 차례 봐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조정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한 것도 시행령을 손봐 결정한 일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한다고 반겨야 하나. 나는 정권에 따라 세금 제도를 휙휙 바꾸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크다고 본다.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노동 소득에 붙는 세금에 여러 월급쟁이 직장인이 불만은 가질지언정 세제를 뜯어고치자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부동산세는 어떤가. 집값이 치솟으면 불을 꺼야 한다는 이유로, 경기가 가라앉으면 부양해야 한다는 이유로 부동산 세제를 손본다. 과세 정상화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들이댈 때도 있다.


세제 개편에 담은 정책 의도가 성공한 전례도 많지 않다. 이동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동산 시장 과열기에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나서는 것은 당연하고 나무랄 수는 없다"면서도 "적어도 그러한 경우 세제를 통해 급박하게 무언가를 달성하려는 건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여야 간 정쟁과 겹쳐 논쟁이 지속되는 것도 소모적이다. 지난 4일 세제 개편안이 공개된 후 2주가량 지난 지금껏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낸 의견 수가 7500여건에 달한다. 수천 건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다. 정부도 현재까지는 이번 세제 개편안 가운데 부동산세와 관련해선 국민 의견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은 없다. 일단 그대로 두면서 국회 논의과정에서 고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의도가 어찌 됐든 조세 전문가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복잡하고 유권해석이 필요한 이번 개편안을 두고 후한 점수를 주긴 어렵다. 좋은 세금은 납세자 수용성을 중요한 척도로 본다. 이 교수는 "특정 정파의 정치적 색채가 강한 법안을 일방적으로 만들지 말고 어느 정파가 집권해도 수용할 수 있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정책 수립이 중요하다"며 "이런 정책이 수립돼야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세제가 만들어질 수 있고 정책 세제가 투기적 시장을 압도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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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최대열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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