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연구팀, 204개국 30년 식생활 분석
과일 부족 10만명당 38.68명…나트륨 3위
환자 수 급상승…70세 이상 유병률 25.9%
콩팥 건강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식습관은 짜게 먹는 것이 아니라 과일·채소 부족으로 나타났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희대 의대 연동건 교수 연구팀은 '세계질병부담연구(GBD 2021)' 자료를 이용해 지난 1990년부터 2021년까지 204개 국가·지역에서 식생활이 만성콩팥병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메디신'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과일·채소·통곡물 섭취 부족과 나트륨·가당 음료·붉은 고기·가공육 과다 섭취 등 7가지를 위험 요인으로 놓고 각각의 영향을 따졌다. 지표는 장애보정생존연수(DALY)를 썼다. 병을 앓느라 온전히 누리지 못한 시간과 일찍 숨져 잃어버린 수명을 더한 값으로, 클수록 그 요인 탓에 잃은 건강이 크다는 의미다.
1위는 과일 섭취 부족으로 인구 10만명당 38.68명이었다. 채소 섭취 부족이 30.84명으로 뒤를 이었고, 나트륨 과다 섭취는 19.81명으로 3위였다. 이어 통곡물 섭취 부족 6.46명, 가공육 과다 섭취 5.95명, 붉은 고기 과다 섭취 5.50명, 가당 음료 과다 섭취 2.22명 순이었다.
콩팥이 상하는 경로는 요인마다 다르다. 과일과 채소가 부족하면 콩팥 세포의 염증과 조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짠 음식은 더 직접적이다. 나트륨이 늘수록 혈압과 함께 콩팥의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가 받는 압력이 올라가고 단백뇨가 늘 수 있다. 연구팀은 "전 세계인이 하루 평균 4.3g의 나트륨을 먹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인 2g 미만의 2배를 넘긴다"고 설명했다.
가공육과 붉은 고기는 포화지방과 나트륨이 많은 데다 몸속에서 분해될 때 요산과 암모니아 같은 물질을 남겨 콩팥의 염증과 섬유화를 부추길 수 있다. 설탕이 많이 든 음료는 우회로를 탄다. 당을 과하게 섭취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커지면서 결국 콩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콩팥 건강을 지키는 식생활은 단순히 짜게 먹지 않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만큼 과일과 채소, 통곡물은 충분히 먹고 소금과 가공육, 붉은 고기, 설탕이 많이 든 음료는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이 함께 필요하다"며 "특히 콩팥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한 뒤 식단을 바꾸기보다 젊고 건강할 때부터 이런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다만 이미 콩팥 기능이 크게 떨어진 환자에게는 같은 조언이 통하지 않는다. 칼륨을 걸러내는 힘이 약해진 탓에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고칼륨혈증에 빠질 수 있어, 콩팥 기능과 혈중 칼륨 수치를 확인해 섭취량을 정해야 한다.
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3개월 이상 떨어진 상태를 가리킨다. 나빠지는 동안에도 이렇다 할 신호를 보내지 않고, 한 번 상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병이 깊어지면 노폐물이 쌓여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말기에는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신장이식 같은 신대체요법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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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보면 지난 2015년 약 17만명이던 환자 수는 2024년 34만 6000명을 넘어서며 10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투석 치료가 필요한 환자만 10만명을 웃돈다. 대한신장학회가 발표한 '만성콩팥병-투석전문의 팩트시트 2026'을 보면 2024년 기준 성인 유병률은 6.3%였지만, 70세 이상에서는 25.9%로 네 명 중 한 명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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