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의 뚝심·김동관의 전략…국산 완성형 무기체계 美 첫 수출 결실
한화의 대 이은 '방산 자립' 의지
한화에어로 K9 이동식 곡사포
시제품 공급...사업규모 10조원
김승연 회장의 탄탄한 현지 인맥
9년 전 이미 미국시장 진출 준비
김동관 수석부회장까지 이어져
TF 구성해 유럽 진출 진두지휘
美 해군 함정 건조에도 영향 주목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close 증권정보 012450 KOSPI 현재가 1,192,000 전일대비 46,000 등락률 +4.01% 거래량 368,684 전일가 1,146,000 2026.08.19 14:26 기준 관련기사 코스피, 6% 급락 후 횡보…코스닥은 회복 코스피, 6%대 급락에 장 초반 매도 사이드카 코스피, 6900 후반대 마감…외국인 4거래일 연속 순매수 가 국산 완성형 무기체계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자주포를 수출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6·25 전쟁 당시 미국의 군사 원조를 받아 국방력을 키워 온 한국이 70여년 만에 미국에 자주포를 수출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이같은 성과의 중심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수석부회장 2대에 걸친 방산 사업에 대한 신념,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치밀한 사업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 육군은 자주포 현대화 프로그램에 사용할 K9 이동식 곡사포 시제품 공급 계약을 한화 디펜스 USA와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미 육군은 "이번 계약은 6대의 MTC(기동형 전술포) 시제기 도입을 가속화하고, 추가로 12대를 도입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병들은 실제 전투 환경에서 성능, 신뢰성, 유지보수성을 평가하기 위한 일련의 작전 실험에 이 플랫폼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MTC는 미 육군이 현재 운용 중인 M777 155㎜ 견인포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견인포보다 신속하게 이동하고 사격 후 진지를 이탈할 수 있는 차륜형 자주포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화는 미국법인을 통해 'K9 차륜형 자주포(K9 Mobile Howitzer·K9MH)'를 제안했다. K9MH는 세계 각국에서 운용 중인 K9 자주포의 화력체계 기술을 차륜형 플랫폼에 접목한 155㎜ 자주포다. 기존 궤도형 K9과 달리 도로 기동성이 높은 차륜형 차량에 포탑을 탑재해 장거리 이동과 신속한 전개에 강점을 둔 모델이다.
앞으로 3년간 진행되는 시험평가를 통과하면 후속 양산과 탄약, 정비·군수지원 사업까지 확보할 가능성이 열린다. 시험평가 결과에 따라 향후 본격적인 양산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종 도입 물량은 약 500문으로 거론되며 기존 본사업 규모는 10조원 안팎으로 추산돼 왔다. 당초 이번 수주전에는 독일 라인메탈, 영국 BAE 시스템즈 등 글로벌 방산업체가 참여했지만, 한화가 단독 사업자로 확정됐다.
이번 결과는 김승연 회장 뚝심에 이어 김동관 수석부회장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김승연 회장은 대표적인 미국통 기업인으로 빌 클린턴·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 및 미국 정계 인사들과 인연을 맺어 왔다. 미국 정책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인 에드인 퓰너와는 4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며 수시로 국제 정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 2022년 만남에서는 김동관 수석부회장도 함께 글로벌 경제 및 외교 현안, 한미 우호 관계 증진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의 미국 시장 진출을 한 의지는 9년 전 워싱턴 D.C.에서 열린 북미 최대 규모 지상 방산 전시회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한화가 수십 t에 이르는 실물 K9과 비호복합 장갑차를 미국 전시장까지 직접 수송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한화는 미 육군의 자주포 현대화 사업을 겨냥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한미 안보 협력과 경제협력에 동시에 기여하는 방안을 본격 모색해왔다. 미주법인을 신설하고 전 주한미군사령관, 미국 행정부 전직 관료, 글로벌 방산기업 출신 최고경영자(CEO) 등을 영입해 미국 정책 및 전략 변화에 대응해왔다. 김승연 회장은 2024년 11월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도 겸임하고 있다. 탄탄한 대미 인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조선·방산·에너지 분야 협력과 사업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김승연 회장의 방산 사업과 수출에 대한 의지는 고스란히 김동관 수석부회장에게 이어졌다. 2014년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수 당시 김동관 수석부회장은 "한 나라가 독립국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식량, 에너지, 방산물자의 자립이 필요하다"며 "특히 (대한민국 자주국방을 위해) 방산물자 자립을 위한 한화의 역할"이라면서 인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한 김동관 수석부회장은 2021~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유럽지역 방산 물자 수요 증가에 대비해 현지 동향과 시장조사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핀란드·에스토니아·폴란드·루마니아 등 유럽 전역에 임직원을 보내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대화 채널을 구축해 한화가 생산하는 무기체계의 강점을 소개했다. 그 결과 한화는 폴란드에 K9 자주포와 천무다연장로켓 수출 계약이라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이번 수주 결과가 미 해군 함정 건조 확대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조선소를 소유한 외국 기업에 대해 한시적으로 그 기업이 본국에서 배 최대 2척을 건조할 수 있게 하기로 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 양국에 조선소를 보유한 기업은 한화가 사실상 유일해서 미 해군 함정 수주전에서 가장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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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관계자는 "축적된 네트워크와 그룹이 쌓아 온 경험이 일찌감치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방산 시장 진출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과감하게 인적·물적 투자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라면서 "2대를 이어온 방산 육성 의지와 글로벌 네트워크, 그리고 치밀하고도 전략적 리더십은 한화가 미국 자주포 수출과 해군 함정 사업을 동시에 성사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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