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발행사가 별도의 증권 발행 등록 없이도 연간 최대 7500만달러(원화 약 1060억원)를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추진한다. 가상자산 업계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가상자산 특성에 맞는 별도 규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첫 본격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 SEC는 4년 동안 한 차례에 한해 최대 500만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을 공모할 수 있도록 등록 의무를 면제한다. 한국 증시의 증권신고서에 해당하는 정식 등록서류 없이도 공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매 12개월마다 최대 7500만달러 규모의 공모에도 등록 의무를 면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다만 발행사는 재무제표를 제출하고 정기 보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두 면제를 적용받는 발행사 모두 투자자에게 일정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이번 안이 블록체인 등장 후 업계가 고민해온 초기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자금조달 문제에 대한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자산이 사용될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단계에서 어떻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SEC의 답"이라고 말했다.
SEC는 가상자산 기업들의 규제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발행사가 투자자에게 약속한 핵심 경영 활동을 완료하거나 중단하면 해당 가상자산을 증권법상 '투자계약'으로 보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세이프하버 조항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일부 가상자산의 경우 SEC의 증권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할로 넘어가기가 한층 용이하도록 했다.
앳킨스 위원장은 향후 규제당국이 현재 추진 중인 가상자산 규제 개편을 뒤집지 못하도록 지속성 있는 규제 체계를 마련하려면 의회의 입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안(Clarity Act) 처리가 의회에서 표류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규정안을 환영했다. 가상자산 업계단체 디지털체임버의 코디 카본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와 가상자산 산업이 미국 내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SEC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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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규제안이 바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SEC는 이번 계획이 미국 연방관보(Federal Register)에 게재된 뒤 60일간 공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다고 밝혔다. 이후 SEC가 접수된 의견을 반영해 규정을 수정한 후 위원회 표결을 거쳐 최종 채택해야 실제 효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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