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 3일 '10년 기다린 낭만' 찬물
초범·미성년 감안해 징역형 집행유예
마사지 업소 이용 후 '10원 송금' 혐의도
KBS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의 10년 전 재회 약속 장소인 경북 옛 안동역 광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글을 올려 경찰력을 낭비하게 한 1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김천수 판사)은 지난 12일 공중협박·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양모군(19)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양군에 대한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2007년부터 총 15년간 방영을 이어온 '다큐 3일'은 특정한 공간에서 72시간 동안 만난 평범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모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2022년 편성 종료가 결정됐다.
그중 2015년 방영된 '내일로 기차여행 72시간' 편에서 이지원 촬영감독이 경북 안동역에서 만난 두 대학생 (김씨·안씨)과 즉흥 약속을 한 장면이 온라인상에서 꾸준히 화제를 모았다.
약속 당일인 지난해 8월 15일, 안동역 현장은 10년 만의 재회를 보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건은 KBS 다큐멘터리 채널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하던 중 발생했다. 서울 동대문구 자택에서 이를 시청하던 양군은 '안동역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실시간 채팅창에 "저 거기 있는데 폭탄 설치했습니다"는 허위 글을 올렸다.
이를 본 시청자가 경찰에 "안동역에 폭탄이 설치됐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북 안동경찰서는 경찰관 50여 명과 폭발물 탐지견, 특수 장비를 현장에 긴급 투입했다. 이들은 역사 및 인근 상가, 버스터미널 일대를 3시간여 동안 통제ㆍ수색했다. 다행히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대피 소동으로 현장 촬영이 불발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약속 당사자였던 이 감독과 김씨의 만남은 극적으로 성사됐다. 당시 김씨는 방송 출연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방송에서는 두 사람이 찍은 사진을 그림으로 대신 그림으로 보여줬고, 이들이 나눈 메시지가 전파를 타기도 했다. 재회 장면은 방송에 나오지 않았다.
김 판사는 "안동역에 모여 있던 다수의 사람이 불편을 겪고 경찰력이 크게 낭비됐다"며 이로 인해 KBS 다큐멘터리 채널 촬영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형사처벌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역대급 실적에 국민연금까지 담았다…주가 폭등한 ...
한편, 협박글을 게시한 양군은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한 마사지 업소를 이용한 뒤 송금인 이름을 '10만원'으로 설정하고 실제로는 10원만 송금하는 방식으로 업주를 속인 혐의로도 함께 재판받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