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모스크바·탐보프 주유소 차량 행렬
정유시설 18곳 피격, 처리량 3분의 1 ↓
인도산 휘발유 6만 8000t 긴급 반입

기름을 넣으려는 러시아 운전자들이 주유소 앞에 끝없이 늘어서고 있다.


지난 6월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코일 주유소에서 사람들이 차에 연료를 넣기 위해 줄을 서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6월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코일 주유소에서 사람들이 차에 연료를 넣기 위해 줄을 서 있다. AFP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18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러시아 텔레그램 뉴스 채널 '아스트라'를 인용해 "지난 주말 모스크바 지역 레닌 국영농장 부근의 한 주유소에 차량용 기름을 구하려는 운전자들이 수백m가량 길게 늘어선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겨냥해 공습을 이어가면서 빚어진 연료 부족이 길어진 결과다.

러시아 서부 탐보프에서는 유조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차들이 주유소 앞에 늘어섰다.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경유는 그나마 구할 수 있지만, 옥탄가 95(A95) 휘발유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등급이 낮은 A92를 파는 업소도 반경 600㎞ 안에 한두 곳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민은 "줄이 엄청나게 길고, 기름이 부족하고, 상황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일인가"라고 말했다.


툴라와 보로네시, 사마라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로스토프의 한 고속도로 주유소 앞에는 차량 200대가량이 줄을 섰다. 주유소로 길게 이어진 차량 행렬을 담은 영상도 여러 건 확인된다.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차량들이 주유소 앞에 줄을 늘어선 모습. TASS연합뉴스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차량들이 주유소 앞에 줄을 늘어선 모습. TASS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 7월 한 달 동안 러시아 정유시설 18곳이 공격 목표가 됐다. 종전 월간 최다 기록인 17곳을 넘어선 수치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2500㎞ 넘게 떨어진 러시아 최대 규모 옴스크 정유공장까지 포함됐다. 같은 달 원유 처리량은 하루 평균 360만배럴로 2002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동을 멈췄거나 크게 줄인 시설의 처리 능력을 합치면 러시아 전체의 4분의 1에 육박한다. 모스크바 지역 최대 공급처인 카포트냐 정유공장은 지난 6월 두 차례 피격돼 최소 올해 말까지 가동을 멈춘다.


연료 부족은 지난 5월부터 본격화해 7월에는 거의 전 지역으로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당국이 석유제품 수출을 제한하고 품질 기준을 낮추면서 한때 숨통이 트이는 듯했으나, 정유시설이 문을 닫고 계절적 수요까지 몰리며 위기가 다시 깊어진 것이다. 이에 지난 17일 최소 10개 지역 당국이 연료 판매 통제를 다시 강화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휘발유 가격 상승을 물가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6월 말 기준 물가 상승률은 6%로 중앙은행 목표치인 4%를 웃돌았고,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4%로 낮췄다.


결국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는 휘발유를 사들이고 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지난달 "국내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석유제품 수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에는 오만 국적 유조선이 인도산 휘발유 약 6만 8000t을 러시아 북극권 비티노항으로 실어 날랐고,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에서 휘발유를 들여오는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AD

세르게이 치빌레프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모든 주유소마다 경유와 휘발유가 있지만, 대기열이 생겼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며 "우리는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