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축소에 韓 핵무장론 자극 우려
조지 워싱턴함 중동 이동…서태평양 항모 공백
이란전 장기화…美 안보공약 시험대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의 동맹 신뢰와 인도·태평양 억지력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지원을 거부한 한국에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한 데 이어 미 해군 항공모함까지 서태평양을 떠나 중동으로 이동하면서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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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가 인도·태평양 동맹국 사이에서 미국의 역내 안보 공약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미 국방부에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그 배경으로 훈련 비용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이유로 들었다. 한국이 미국의 이란 비핵화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는 점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과거보다 강화된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축소했지만 이후 비핵화 협상은 결렬됐고 북한은 핵·미사일 전력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와 군사협력도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래 중심적 접근법'이 70년 넘은 한미동맹을 다시 시험대에 올렸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韓 핵무장론 자극 우려…서태평양은 항모 공백

을지연습 첫날인 22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군 차량이 임진강을 건너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을지연습 첫날인 22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군 차량이 임진강을 건너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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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축소가 북한에 대한 억지력과 한미 연합군의 대비 태세를 약화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를 앞세워 정례 군사훈련을 축소하는 것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WSJ는 이 같은 움직임이 아시아와 유럽에서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인지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한국 내부의 자체 핵무장론까지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맹에 대한 정치적 압박과 함께 미국의 실제 군사력 운용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조지 워싱턴 항모강습단(CSG)이 장기간 중동에 배치된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교대하기 위해 서태평양을 떠나면서 이 지역에는 당분간 미 항모가 없는 상태가 된다. 링컨함은 이란 작전 지원으로 당초 예정됐던 지난 5월 귀환이 미뤄졌고 장기간 해상 임무를 수행해왔다.


FT는 한미훈련 축소가 이 같은 항모 재배치와 맞물리면서 미국의 역내 억지력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전쟁으로 미군의 무기 비축량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일본에 공급할 토마호크 미사일 등 일부 무기 인도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을 핵심 전략 지역으로 제시해왔다. 중국의 역내 군사 활동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전력은 오히려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그레그 폴링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동남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미국이 중동에서 벗어나겠다는 기존 목표와 달리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이 다른 지역에 시선을 빼앗기고 동맹국들이 불만을 갖는 현 상황을 반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전쟁 장기화…美 안보공약 시험대

문제는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미국이 중동과 유럽, 인도·태평양에서 동시에 억지력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항모 전력은 정비와 훈련을 거쳐 순환 배치되는 만큼 중동 투입이 길어질 경우 향후 전력 운용에도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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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서태평양 항모 공백이 별개의 사안이지만 이란 전쟁을 계기로 동시에 불거지면서 미국의 동맹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는 더 많은 비용과 역할을 요구하는 반면 미국의 군사 자원이 중동에 묶이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아시아 동맹국들이 미국의 안보 공약을 재평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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