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물 5.34%…2007년 이후 최고
공공부문 수요 약화·민간 투자자 의존 확대
AI 회사채·재정적자에 글로벌 장기금리 급등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재정지출 확대와 국채 공급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앙은행 등 전통적인 장기채 투자자의 수요가 약해지고,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를 위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회사채 발행까지 늘면서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연 5.33%대까지 올라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장기금리 급등을 단순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아니라 국채 공급 확대와 투자자 기반 변화가 맞물린 구조적 수급 변화로 보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국채를 받아주는 투자자 기반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과거 중앙은행 등 가격 변화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꾸준히 매입했지만, 최근에는 수익률에 민감한 민간 투자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뉴욕증권거래소.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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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연방준비제도(Fed) 회의에서도 미 국채 보유 주체가 상대적으로 가격에 둔감한 공공부문 투자자에서 가격에 민감한 민간 투자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논의됐다. 국채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이를 안정적으로 받아주던 투자자층이 약화하면서 정부가 장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안슐 프라단 바클레이스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이 같은 투자자 기반 변화가 지난 10년간 미국 30년물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을 약 90bp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기간 프리미엄은 투자자가 장기간 채권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이다.


수요가 약해지는 가운데 채권 공급은 오히려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의 연간 재정적자는 약 2조달러에 달하고 국가부채는 40조달러에 근접했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이 이어지면서 장기물 수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AI 투자 붐으로 기업들의 장기채 발행까지 급증하고 있다.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 시장을 적극 활용하면서 국채와 기업채가 장기 투자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인 1조9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조4400억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AI 관련 기업들의 차입 규모가 커진 데다 만기도 장기화하면서 장기 채권시장에 공급 부담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도 최근 장기금리 상승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모히트 쿠마르 제프리스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장기금리가 대체로 유가 움직임을 따라가고 있다며 "유가가 90달러 이상으로 올라가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배적인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장기금리 상승은 증시와 실물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되는 기술주와 AI주는 금리가 오를수록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낮아져 상대적으로 큰 압박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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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에도 부담이다. 높은 국채금리는 정부의 이자비용을 늘릴 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 등 민간 차입비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회계연도 누적 국채 이자비용은 1조170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했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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