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12차 전기본 답 정해놓지 않아…원전·에너지믹스 공론화 착수"
산업용 지역요금제 다음 주 공개
반도체·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재산정
기후재난 대응 역할·예산 확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두고 원전·재생에너지·가스발전 등 에너지믹스의 결론을 미리 정하지 않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공론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040년 석탄발전 중단과 급증한 반도체·데이터센터 전력수요를 동시에 고려해 수요 전망부터 다시 짜겠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1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의 차담회에서 "12차 전기본도 지금 이미 결론을 내놓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며 "답을 정해놓고 하는 방식이 아니라 토론회를 거쳐가면서 최대공약수를 찾고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이달부터 분야별 토론회를 시작해 9월 한 달간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정기국회 기간인 10월께 12차 전기본 정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기후대응위원회와 국회 보고 등 법정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김 장관은 "최근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추가 전력수요가 늘어난 만큼 수요 예측부터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2040년은 정부가 석탄발전 중단 시점으로 제시한 해인 만큼, 당시 설계수명이 남아 있는 석탄발전기 약 20기를 어떻게 처리할지와 이를 대체할 발전원 구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그는 "석탄을 줄이면 그것을 어느 발전원으로 대체할 것인가, 재생에너지는 얼마까지 늘릴 것인가, 재생에너지와 원전이 봄·가을에 충돌할 경우 배터리나 양수를 어느 정도 규모로 가져갈 것인가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가피하게 가스발전이 일부 늘어나게 될 텐데 여기서 나오는 탄소배출을 어떻게 줄여 2050년 탄소중립으로 갈 것인지까지 전체 과정을 설계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대 쟁점인 신규 원전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장관은 "원전을 할 것인지, 한다면 몇 기 정도를 추가할 것인지가 에너지믹스의 최대 쟁점이 될 수 있다"며 "장관 개인의 의사로 정부 정책을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토론 과정을 거친 뒤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원전 공론화 방식과 횟수 등 세부 절차는 이번 주 또는 늦어도 다음 주까지 확정할 방침이다. 다만 원전 계속운전 기간을 현행보다 20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그 취지에 공감한 부분이 있다고 한 것이지 무엇을 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며 "원자력안전위 소관 사항이어서 기후부가 책임 있게 답변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산업용 지역요금제 다음 주 공개…송전망 주민 보상도 강화
김 장관은 산업용 전기요금의 지역별 차등 적용 방안도 다음 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명칭은 '산업용 지역요금제'로 정했다. 당초 이번 주 공청회를 열어 기본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을지훈련 일정으로 다음 주로 미뤄졌다. 김 장관은 "일반 주민들까지 전기요금이 차등화되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정식 명칭을 산업용 지역요금제로 하기로 했다"며 "다음 주 공청회를 통해 기본안을 공개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따른 송전망 병목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존 송전철탑을 복층화해 신규 철탑을 최소화하고, 마을 인근 구간은 가능한 한 지중화하겠다고 밝혔다. 송전망이 지나가는 지역에 대한 지원과 주민 보상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송전망을 설치할 수밖에 없는 지역은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입지선정위원회 절차도 민주화하겠다"며 "과거에는 한전 담당 직원에게 맡겼지만, 이제는 한전 책임자와 장관이 적극적으로 주민 갈등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재난 대응체계 강화
최근 반복되는 극한 호우와 가뭄에 대응하기 위한 기후재난 대응체계 강화도 예고했다. 김 장관은 "과거 30년, 50년 빈도의 강우에 대비했던 시스템으로는 이제 대응하기 어렵고 200년 빈도의 극한 호우와 가뭄이 반복되고 있다"며 기상 예측 정밀도를 높이고 침수 피해가 큰 지역부터 하수관로 등 기반시설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반도체 산업단지의 물 공급 문제에 대해서는 초순수 생산을 제외한 냉각수 등은 재이용 비율을 높이고, 생활하수 재활용과 기존 수자원 활용 등을 통해 공급량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동복천댐 신설 대신 기존 동복댐을 증고하는 방안도 추진해 신규 수몰과 생태 훼손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14개 댐 후보지 가운데 7곳은 필요성 부족과 주민 반대, 절차상 문제 등을 이유로 제외했고, 나머지 7곳은 필요성과 규모, 대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머지 7곳을 어떻게 할지 확정해서 8월 중 보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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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후부의 조직과 역할도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그동안 기후부가 탄소 감축에 주로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기후위기로 현실화하는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삶을 보호하는 역할과 책임도 훨씬 강화돼야 한다"며 "내년도 예산에도 이런 부분이 충분히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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