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에 中에어컨 수출 급증…상반기 43%↑
유럽에서 폭염이 이어지며 에어컨 수요가 늘자 중국 제조기업들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환경·전력망 규제, 통상 마찰 등은 추가 성장을 가로막을 변수로 꼽힌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 에어컨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유럽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세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유럽연합(EU) 에어컨 수출액은 3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유럽 폭염에 중국 에어컨 판매량 지난해 대비 43%↑
업체별 성장세도 가파르다. 중국의 가전업체 TCL의 유럽 주문은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67% 이상 증가했고 휴대용 에어컨 판매는 90% 넘게 늘었다. 하이얼의 6월 프랑스·독일·영국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미디어의 주요 유럽 4개국 에어컨 매출도 상반기 70% 넘게 늘었다.
중국 에어컨 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포화된 내수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다. 중국 도시 가구의 에어컨 보유 대수는 1995년 100가구당 8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76대까지 늘어나는 등 내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과거 글로벌 기업에 납품하며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 자본을 바탕으로 이제는 독자 브랜드로 해외 시장 공략에 직접 나서고 있다.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자문하는 라바테크 설립자 에바 판은 "이들은 가치사슬에서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해외 진출 장려 정책도 업체들의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에어컨 업체들은 알고리즘과 센서 기술을 활용해 현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사용자의 온도 선호와 생활 패턴을 예측하거나 사람이 없는 공간의 냉방을 자동으로 중단하는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베로니카 칸두소바 유로모니터 애널리스트는 "중국 에어컨 업체들이 단순 수출에서 벗어나 현지 시장에 맞춘 브랜드 구축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지 환경에 맞춘 제품을 개발한 것도 유럽 시장 공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유럽은 오래된 건물이 많고 건축물 보존 규제가 엄격해 에어컨 설치가 쉽지 않은 시장이다. 외벽 타공이나 실외기 설치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고 인허가에도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 가전업체 미디어는 벽을 뚫지 않고 설치할 수 있는 '포타스플릿'을 내놨다. 소형 실외기와 실내 냉방기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문 설치가 필요 없고 대부분 지역에서는 별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환경·전력망 규제와 통상 마찰은 변수
다만 유럽에서 중국 업체들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여럿 있다. 먼저 환경 규제다. 환경단체들은 에어컨의 높은 전력 소비가 장기적으로 기후변화를 악화시키고 냉방시설 이용 여부에 따른 불평등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EU는 2027년부터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불소계 냉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산 에어컨 대부분이 해당 냉매를 사용하고 있다.
전력망 부담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올여름 폭염으로 전력 가격이 뛰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냉방 수요 증가로 배전망이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파비안 포스빈켈 국제에너지기구(IEA) 애널리스트는 "에어컨 보급이 급격히 늘면 일부 국가의 전력망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EU의 대중국 무역적자 확대도 중국 에어컨 업체들에는 변수다. 올해 1분기 EU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980억유로로 2022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고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실제 관세 여파가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가 에어컨에 3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한 뒤 2025년 상반기 중국산 에어컨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5% 감소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은 유럽 시장을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시험대로 보고 있는 만큼 시장 공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를 파악해 제품 품질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중국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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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펑 하이얼 해외 에어컨 판매 책임자는 "글로벌 주요 업체로 성장하려면 국제 무대에서 경쟁해야 한다"며 "작은 연못에서는 큰 물고기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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