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한복판 청년임대주택 공급 시험대…"토지임대부로 해야" vs "정서상 반감"
도심 국유지 활용 가능성 주목
개발이익 사유화 막고 임대위주 공급
역세권 일부구역 제한 등 제안
국가상징·공원 훼손 우려도
정부가 용산어린이정원에 청년층을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 중심의 주택공급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 간 공방이 가열될 전망이다. 용산어린이정원은 국가공원으로 추진 중인 용산공원 서쪽의 먼저 반환된 일부 부지로 앞서 2023년 임시 개방됐다.
이 부지는 청년이나 신혼부부가 선호할 만한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데다 국유지인 만큼 관련 행정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 정부도 주요 후보지로 점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반환될 용산공원 전체 부지가 약 300만㎡, 이 가운데 어린이정원은 30만㎡로 10분의 1 규모다. 정부 관계자는 18일 "아직 구체적인 주택공급 계획을 확정한 건 아니다"면서도 "초기 수분양자가 개발이익을 독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임대주택 위주로 공급계획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용산에 택지 공급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절충안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용산에 주택을 짓느냐, 마느냐의 이분법적인 접근보다는 일부 부지를 활용하더라도 녹지와 공공성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청년 주거를 결합하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면서 "토지임대부처럼 새로운 공급방식을 비롯해 공원이나 문화시설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참여했던 최경호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미 공원으로 조성된) 어린이정원은 그대로 두되 기존에도 녹지로 쓰지 않던 사우스포스트 등 공원 출입구나 역세권 일부 구역에 한해 주택공급을 검토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며 "일부 지역을 택지로 개발한다면 조합형 주택공급이나 토지임대부 분양 등 공공성이 가미된 주택공급 모델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은 사견을 전제로 "토지비용이 없어 청년 대상 공공주택부지로 활용하기 적합해 보인다"면서도 "건축비를 수분양자에게 부담하게 하고 임대료를 환수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재원을 조달해 더 많은 청년주택 공급자원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전자로 석 달 만에 5억 벌었다"…현금 두둑한...
용산 정원을 택지로 개발해선 안 된다는 강한 반대 의견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당장의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한 의도겠지만 과거 민주당 정부에서 추진한 용산공원특별법과 상충하는 데다 국가상징자본을 훼손한다는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며 "정부가 서울 종묘 일대 재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닌 상황에서 원칙을 허물어가며 추진하는 데 대한 정서상 반감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서울 도심의 국유지를 주거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상징적인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공론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만든다면 향후 다른 도심 국유지 활용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