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아닌 여성과 러브호텔서 온라인 회견
거짓 해명으로 6개월 정직에 2계급 강등 처분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고위 공무원이 배우자가 아닌 여성과 러브호텔에 머물면서 배스가운 차림으로 공식 온라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담배까지 피웠다가 중징계를 받았다. 논란이 불거진 뒤 "몸이 좋지 않아 집에서 쉬고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마저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18일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 아키타 TV 등 현지 매체는 아키타현이 지난 14일 산업노동부 소속 오노 다카히로(小野貴宏·55) 기업유치추진감에게 정직 6개월과 2단계 강등 처분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6일 아키타현이 개최한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 관련 기자 설명회에서 시작됐다. 외부에서 온라인으로 참석한 오노는 처음에는 카메라를 끈 채 회견에 참여했다. FNN

사건은 지난 6일 아키타현이 개최한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 관련 기자 설명회에서 시작됐다. 외부에서 온라인으로 참석한 오노는 처음에는 카메라를 끈 채 회견에 참여했다. FNN

AD
원본보기 아이콘

사건은 지난 6일 아키타현이 개최한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 관련 기자 설명회에서 시작됐다. 외부에서 온라인으로 참석한 오노는 처음에는 카메라를 끈 채 회견에 참여했다. 현청 직원이 화면을 켜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카메라가 필요한가"라고 되물은 뒤 영상을 켰다. 화면에 나타난 오노는 배스가운처럼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다. 회견 도중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포착됐고 주변에 있던 누군가와 대화하며 웃는 모습도 그대로 송출됐다.


논란이 커지자 오노는 당초 현의 조사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자택에서 쉬고 있었고, 잠옷 차림으로 있다가 무의식적으로 담배 한 개비를 피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아키타현이 추가 조사를 벌이면서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아키타현의 조사 결과, 오노는 이날 정오 무렵 도쿄 출장을 마치고 항공편으로 아키타에 돌아왔지만, 현청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온라인 회견에 접속한 장소 역시 자택이 아니었다.

아키타현은 해당 장소를 '주로 이성을 동반한 손님의 숙박 등에 제공되는 시설'?이라고 공식 설명했다. 일본 현지 방송들은 이를 러브호텔이라고 보도했다. 더욱이 함께 있던 인물 역시 오노의 배우자가 아닌 여성으로 조사됐다. 오노의 거짓 해명도 징계 수위를 높인 요인이 됐다. 아키타현에 따르면 그는 실제 장소를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시설의 이용 형태상 사실대로 말하기 꺼려졌고, 거짓말을 해도 결국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현은 지난 7일 첫 해명 기자회견 이후에도 오노가 사실과 다른 설명을 계속한 점을 문제 삼았다.


휴가 처리 과정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당초 현은 오노가 당시 휴가 중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온라인 기자 설명회가 끝난 뒤에야 6일 자 휴가를 신청했고, 이를 현이 사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키타현은 부적절한 장소와 복장으로 공식 취재에 대응하면서 흡연한 데다 이후 반복적으로 허위 설명을 한 행위가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판단해 정직 6개월 처분을 내렸다. 동시에 관리직으로서의 적격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기업유치추진감에서 주간급으로 2단계 강등했다.

이번 파문이 더욱 주목받은 것은 오노가 아키타현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핵심 실무자였기 때문이다.

앞서 아키타현은 지난해 IT기업 비트그릿과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센터가 완공될 경우 일본 최대급 AI 데이터센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AD

이로 인해 사건이 커지고 오노는 이번 징계로 AI 데이터센터 관련 업무에서도 배제됐다. 아키타 TV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8시 30분까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에 접수된 항의와 의견만 145건에 달했다. '배스가운 회견'에서 시작된 논란이 러브호텔 체류와 배우자가 아닌 여성의 동석, 사후 휴가 신청, 반복된 거짓 해명까지 잇따라 드러나면서 일본 지방공직사회의 기강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