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준 총장 사퇴 후 2년 7개월째 대행 체제 운영
첫 선임 이사회 부결 이어 재공모도 후보 전원 탈락
차기 인선 원점…"학교발전 비전 갖춘 인물 필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의 제2대 총장 선임이 또다시 무산되면서 장기화하는 리더십 공백과 함께 차기 총장 인선 방향을 둘러싼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인선 과정에서 대학 안팎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까지 탈락했지만, 구체적인 평가 결과와 탈락 사유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각종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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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선임 절차 또다시 원점

18일 본지 취재와 켄텍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총추위)는 지난달 후보자 4명을 대상으로 발표와 면접평가를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적격자 없음'으로 결정했다.


면접 대상에는 대학 내부 인사 2명과 외부 인사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추위 단계에서 후보 전원이 탈락하면서 이사회에 추천할 후보조차 결정하지 못했다.

2023년 12월 윤의준 초대 총장 사퇴 이후 2년 7개월 넘게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켄텍 총장 선임 파행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선임 절차에서는 최종 후보들이 이사회까지 올라갔지만, 어느 후보도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해 총장 선임이 무산됐다. 이후 새로운 총추위를 구성해 다시 공모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이사회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

특히 면접 대상자 4명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A씨까지 탈락하면서 대학 내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나주지역 한 관계자는 "면접 대상자 가운데 일부는 앞선 인선 과정에서 이미 평가를 받았던 인사들이어서 내부에서는 사실상 경쟁력 있는 후보가 한 명 정도 남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며 "한 명만 이사회에 추천하는 것이 선임 형식상 맞지 않아 '적격자 없음'으로 정리됐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정확한 총추위 판단이나 결정 배경을 들은 것은 아니고 주변에서 나오는 이야기다"며 "심사 내용 자체가 비공개라 누구도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지만 그만큼 이번 총장 선임 과정의 배경이 외부에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A씨를 포함한 후보자들에게 총장직 수행이 어려울 정도의 구체적인 결격 사유가 있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켄텍 측은 총추위 심사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만큼 개별 후보의 평가 결과나 탈락 사유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적격자가 없다'는 결과만 공개되고 판단 과정은 알려지지 않으면서 총장 인선을 둘러싼 각종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변화한 지역 정치 지형이나 중앙정부의 인선 기류 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정치권이나 정부가 특정 후보의 선임 또는 탈락에 관여했다는 객관적인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차기 총장 외부 후보 영입 가능성 'UP'

켄텍은 앞으로 총추위를 다시 열어 차기 총장 선임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존 공개모집 방식을 다시 활용할 수 있지만 적합한 인물을 직접 찾아 지원을 권유하는 '후보 발굴' 방식도 검토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심사에서 주요 내부 후보들이 모두 탈락한 만큼 차기 인선에서는 외부 인사 영입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켄텍 한 관계자는 "현재 새로운 후보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거나 정해진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총장 인선이 원점으로 돌아간 만큼 차기 총장은 단순히 연구 경력이 뛰어난 인사를 찾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켄텍이 국가 에너지정책과 직접 맞닿아 있고 한국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공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한 대학인 만큼 정부 정책과 산업 현장을 이해하면서 중앙정부를 상대로 대학과 지역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기후·에너지 관련 정부 부처 고위 관료나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을 이끌었던 인사처럼 정부와 산업계 양쪽에 네트워크를 갖춘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지역 관계자는 "켄텍은 일반적인 대학과 성격이 다르다"며 "기후·에너지 정책을 담당했던 고위 인사나 에너지 공기업을 이끌었던 인물이 온다면 정부와 협상할 때 대학의 든든한 뒷받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순히 중앙정부와의 관계가 좋은 인물을 찾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켄텍이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자리 잡고 있고 한국전력과 에너지 공기업, 지역 기업·대학을 연결하는 핵심축인 만큼 차기 총장은 대학 성장과 지역 발전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켄텍의 연구성과와 인재가 지역 기업의 성장과 창업,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에너지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정부와 연결고리가 있고 힘 있는 총장이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켄텍이 지역에 있는 이유와 역할을 이해하는 사람이 와야 한다"며 "서울만 바라보는 총장이 아니라 한전과 에너지 공기업, 지역 산업을 묶어 실질적인 지역 발전을 만들어낼 총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켄텍은 국가 에너지정책의 한 축이면서 동시에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할 대학"이라며 "이번 인선에서는 단순히 총장 자리를 채우는 데 급급하기보다 중앙정부와 협상할 힘, 에너지산업에 대한 이해, 지역과 함께 성장할 의지를 갖춘 인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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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지역 인사도 "두 차례나 총장 선임에 실패했다면 이제는 후보만 다시 찾을 게 아니라 왜 적임자를 찾지 못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며 "대학을 키우는 총장을 넘어 켄텍을 통해 지역 에너지산업과 지역 경제까지 함께 키울 수 있는 총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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