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국·박문옥 "광주 채무·재정결손 공개해야"
통합 후 채무비율 줄어·전남 재정 합산 따른 착시
농어업·SOC 축소 우려…ACC 운영권 이전 제동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옛 광주광역시가 안고 있던 부채와 구조적인 재정 부족을 통합특별시 전체가 떠안으면서 전남지역 예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의회에서 제기됐다. 특히 광주 지하철 2호선 등 기존 광주지역 사업에서 발생한 채무와 매년 되풀이되는 필수재원 부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명확한 재정 원칙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최선국 의원(기획재정위원회)과 박문옥 의원(행정소방위원회)은 18일 오전 의회 전남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이 상대적으로 건전했던 전남이 광주의 재정부담까지 함께 떠안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며 통합특별시 집행부에 재정 실태 공개와 전남지역 불이익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최선국 의원과 박문옥 의원이 18일 오전 의회 전남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재정 실태 공개와 전남지역 불이익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제공
두 의원이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은 채무다.
이 의원들에 따르면 통합 전 광주시의 채무비율은 25.61%였다. 통합 이후 특별시 전체로 계산하면 채무비율은 16.25%로 내려간다. 하지만 두 의원은 이를 재정 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광주의 부채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재정 여건이 나았던 전남과 합쳐지면서 전체 비율만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 의원들은 "통합한다고 광주가 가지고 있던 빚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 하나의 특별시가 된 이상 기존 채무에 대한 책임도 공동으로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들은 광주 지하철 2호선 공사비 증가 등을 포함한 채무가 약 2조2,000억원에 이르고, 광주도시공사의 채무도 약 1조4,00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두 항목만 합쳐도 3조6,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광주지역의 도시 기능과 시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 가운데 3,808억원이 부족하다는 부연도 내놨다.
세부적으로는 초·중·고 무상급식비 245억원, 시내버스 준공영제 503억원, 교육재정교부금 1,000억원, 제2순환도로 민자 지원금 228억원, 의료급여기금 전출금 232억원, 재난관리기금 91억원, 기타 국비 매칭사업비 1,398억원 등이다.
문제는 상당수가 선택적으로 줄이기 어려운 필수 지출이라는 점이다. 무상급식이나 버스 준공영제, 의료급여, 국비 매칭사업 등을 대폭 삭감하기 어려운 만큼 부족한 재원을 다른 곳에서 끌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두 의원은 이런 상황이 일회성 문제가 아니라 매년 반복될 수 있는 '구조적 적자'라고 주장했다.
특히 광주지역의 부족한 재원을 통합특별시 일반재정으로 충당할 경우 상대적으로 전남지역에 돌아갈 예산이 줄어드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두 의원은 "한정된 특별시 재정에서 한쪽의 부족분을 계속 메우게 되면 결국 다른 지역에 배정할 수 있는 재원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전남 주민이 이용하지 않았던 광주 지하철과 광주 도심 사업에서 발생한 부채까지 전남지역 예산을 줄여 갚게 된다면 그것이 전남 주민에게 어떤 통합의 이익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주민 1인당 세출예산 격차도 근거로 들었다.
두 의원이 지방재정365 자료를 토대로 제시한 2026년 통합 전 주민 1인당 세출예산액은 광주가 약 715만원, 전남이 약 1,477만원이다. 전남이 광주의 두 배를 넘는다.
두 의원은 통합특별시의 재정 여건이 악화할 경우 이 같은 격차를 줄이는 과정에서 전남지역 예산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농어업 지원과 복지, 지역 SOC, 생활 인프라 사업 등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집행부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통합 과정에서 제시됐던 '주민 불이익 금지' 원칙과 실제 재정 상황이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통합특별법에는 통합에 따른 주민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한 원칙이 담겨 있고 민형배 시장도 복지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해 '상향평준화'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두 의원은 지난 6월 18일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백승주 부위원장이 세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며 "불이익은 없다고 해놓고 통합 뒤 지출 구조조정을 한다면 결국 어느 지역, 어떤 분야가 그 부담을 질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광주지역 대형 문화시설의 적자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두 의원은 광주예술의전당이 2025년 한 해 323억원의 적자를 냈고 누적 적자가 약 7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민 시장이 최근 정부에 운영권 이관을 요청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두 의원은 ACC의 누적 적자를 약 2,000억원, 연간 적자를 500억~700억원 규모로 추산하면서 중앙정부의 안정적인 국비 지원 보장 없이 운영권을 넘겨받을 경우 특별시의 새로운 재정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두 의원은 집행부에 '옛 광주지역 누적 채무와 항목별 재정 부족액, 주요 공공기관·문화시설 누적 적자 전면 공개', '전남지역 농어업·복지·SOC 예산에 대한 불이익 방지대책 마련', 'ACC 등 대규모 적자 시설 운영권 이전 전 재정 타당성 검증 및 정부 국비 지원 보증', '전남지역 주민 1인당 수혜 예산과 행정서비스 수준 유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최 의원과 박 의원은 "시도 통합은 이름만 하나로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돈도, 부채도, 책임도 함께 지는 일"이라며 "광주에서 발생한 재정 문제가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전남지역 주민의 부담으로 전가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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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앞으로 공개되지 않은 재정 자료를 추가로 확인해 공개하겠다"며 "통합특별시 출범으로 전남지역 예산과 주민 권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감시와 견제를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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