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경기 연천군 임진강 일대 석은소 훈련장에서 열린 한미 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을 마친 장병들이 연합부교를 건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3월 경기 연천군 임진강 일대 석은소 훈련장에서 열린 한미 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을 마친 장병들이 연합부교를 건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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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전격 지시했다. 한미가 해마다 방어 목적으로 실시하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첫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사실상의 일방적 통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인 만큼 오래전부터 연합훈련이 내키지 않았다.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에 보내는 부적절한 적대적 신호"라며 "내가 집권하는 동안 북한은 미국을 위협하지 않고 존중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런 인식이 타당한지는 둘째치더라도, 동맹국과의 협의도 없이 이런 결정이 내려져도 되는지, 한미 관계의 신뢰 수준이 이 정도에 불과한지 의문을 갖게 하는 사건이다.


미국 국방부는 "군통수권자의 지시 이행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미군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국방부가 당황했다고 보도했다. 사전에 충분한 협의나 대북 정책에 대한 정밀한 검토 없이 내려진 지시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그는 "한국 대통령이 이란 비핵화에 동참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고 썼다. 대미 투자와 이란 전쟁 참여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음을 짐작게 한다. 청와대는 18일 "실질적·군사적 기여 방안을 미측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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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북·미 관계의 진전은 한반도 긴장 완화라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요청에 김정은 위원장이 호응해 왔으며, 대화 단계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라고 제안한 바 있다.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원하는 방향은 한미가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한국이 배제된 채 북·미 관계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은 우리에게도, 미국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외교와 안보, 통상 문제가 얽혀 돌아가는 시대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의도를 정밀하게 파악해 신속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논설실 colum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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