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세 20.79% 연동폐지 추진
경제성장률·학령인구·물가 반영
교육수요 따른 예산 조정 가능
교부금 하한 전년도 예산 95%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구조 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새 교부금 산식과 교육재정 보장 방안 등을 놓고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교부금 산정 방식을 바꾸려는 기획처와 안정적인 교육재원 확보를 요구하는 교육부의 입장이 맞서면서 54년 만의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을 둘러싼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인구 감소와 예산 증가의 '미스매치'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 총액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시·도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구조다. 쉽게 말해 국가의 세금이 늘어나면 학생 수와 관계없이 교육청에 배분되는 예산도 함께 늘어난다. 과거 학령인구가 급증하고 학교와 교원 등 교육 인프라 확충이 시급했던 시기에는 안정적인 교육재원을 확보하는 장치로 기능했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초·중·고 학생 수는 1980년 1004만명에서 2025년 555만명으로 약 45년 만에 절반 가까이 감소한다. 현행 제도 유지시 초·중·고 학생 1인당 교부금은 2024년 1214만원에서 2060년 6677만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경제 성장에 따라 세수가 늘면 교육청 예산 역시 자동으로 증가하는 구조다. 기획처가 내국세 연동 방식을 손질하려는 것도 학생 수와 무관하게 세수에 따라 교육재정 규모가 결정되는 현행 구조가 실제 교육 수요와 괴리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엄격한 '예산 칸막이' 문제도 있다. 교육교부금은 초·중등 교육을 담당하는 시도교육청 예산으로 묶여 있어 대학 등 고등교육이나 평생교육 분야에는 원칙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 세수 증가로 불어난 재원을 교육 수요가 커지는 다른 분야로 돌리기 어려워 재정의 경직성을 키운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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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연동' 대신 교육수요 반영

정부의 개편안은 크게 두 축이다. 우선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정하는 현행 방식을 폐지하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교부금 규모를 정하는 새로운 산식을 도입한다. 세수가 늘면 교부금도 자동으로 증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교육 수요에 따라 예산 규모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학령인구 감소가 곧바로 교육재정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교부금 하한을 전년도 예산의 95% 수준으로 설정하는 방안 등 보완책도 거론된다. 학생 수 감소에 맞춰 재원을 조정하되 급격한 예산 절벽은 막겠다는 취지다.


초과 세수를 활용한 '미래대응기금' 신설도 추진한다. 기획처는 기금 안에 '인재·교육계정'을 만들어 기존 교부금으로는 지원하기 어려웠던 대학 등 고등교육과 평생교육 분야에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초·중등 교육에 묶여 있던 재원의 활용 범위를 넓혀 교육 분야 간 '예산 칸막이'를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학생 줄어도 교육비까지 함께 줄지는 않아"

교육계의 우려는 학생 수 감소가 곧 교육재정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학생 수가 줄더라도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 등 고정지출이 같은 비율로 감소하는 것은 아닌 데다, 지역별 교육 여건과 새로운 교육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최근 교권 침해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추진된 경기도교육청의 교권보호전담관 300명 선발이나 도서·산간 지역 온라인학교 운영 등은 교육청이 지역 여건에 맞춰 재량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교부금 규모가 줄어들 경우 인건비 등 법정·의무지출보다 이 같은 선택적·보충적 사업이 먼저 조정될 수 있다는 게 교육계의 우려다.


더욱이 교육청이 쉽게 줄이기 어려운 지출은 계속 늘고 있다. 인건비와 고교학점제, 늘봄학교 등 고정지출에 더해 노후 학교시설 개선과 AI 교육 등 신규 투자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향후 10년간 교육 분야에 연평균 최소 약 90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양측은 오는 20일 당정협의를 거쳐 세부안을 조율한 뒤 21일 개편안을 발표하는 방안을 잠정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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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초·중등 교육에만 재원이 자동 배분되는 현행 구조는 투자 대비 효과 측면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단순히 교육예산을 줄이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재원을 대학 교육과 평생교육, AI 시대의 인재 양성 등 새로운 교육 수요에 효과적으로 재배분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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