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대출 시장의 부실 위험 대출 규모가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운용사들이 잇따라 손실을 반영하고 문제 대출 증가를 경고하면서 시장 건전성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일부 운용사들은 대부분의 대출이 정상적으로 상환되고 있고 대출받은 기업들의 이익도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부실 우려가 과도하게 부각됐다고 반박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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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채권 데이터 제공업체 솔브(Solve)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부 대형 사모대출 투자자들이 보유한 부실 위험 대출 규모가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2017년은 국제유가 급락의 여파로 사모대출 업계가 어려움을 겪던 시기다.

솔브에 따르면 사모대출에 투자하는 상장 펀드인 기업개발회사(BDC)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20곳의 무수익여신(non-accrual) 비중은 올해 2분기 취득원가 기준 중간값이 2.8%로 상승했다. 이는 3월 말 2%에서 0.8%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무수익여신은 이자가 제때 들어오지 않아 더 이상 수익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부실 대출을 말한다. FT는 무수익여신 비중 상승이 사모대출 시장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골럽 골럽캐피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투자자들에게 "신용시장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신용 사이클에 들어와 있다. 한동안 이를 부정하는 시각도 있었으나 이제는 그런 인식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Fitch Ratings)도 지난달 사모대출 시장의 채무불이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피치북 LCD에 따르면 대형 상장 BDC들은 평가손실을 반영한 데다 기존 대출의 매각·상환 규모가 신규 대출 약정액을 웃돌면서 2분기에도 대출 포트폴리오 규모가 축소됐다. 특히 KKR이 운용하는 상장 펀드 FS KKR 캐피털의 부실 위험 대출 비중은 2분기 7.1%를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부실 우려가 과도하게 부각됐다는 반론도 나온다. 사모대출 업계 경영진들은 실적 발표를 통해 대부분의 대출이 여전히 정상적으로 상환되고 있으며 대출받은 기업들의 이익도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레이그 패커 블루아울 공동사장은 "신용 지표는 건전하고 현재 관리 중인 문제도 일부에 국한돼 있다"고 강조했다.


FT는 현재 나타나는 부실과 손실이 주로 저금리와 높은 기업가치가 맞물렸던 2020~2021년 이뤄진 투자에서 비롯됐다고 짚었다. 당시 사모펀드들은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사모대출 펀드들이 이를 대거 지원했다. 이후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받은 상당수 기업이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라이언 하이 베어링스 글로벌 프라이빗파이낸스 책임자는 "높은 차입비용 탓에 일부 기업들이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벌어들인 현금을 대부분 이자 지급에 쓰면서 성장도 제약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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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 속에서 블랙록 등은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에 나섰다. 블랙록의 TCPC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5억2300만달러 규모의 대출자산을 매각했으며 자산 매각이나 청산 등 향후 처리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KR 등 일부 펀드는 성과보수 일부를 받지 않기로 했다. 미첼 펜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최근 5년간 하위 25% 펀드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이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에도 못 미쳤다며 "대출 심사와 선별이 충분히 엄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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