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촬영지 이탈리아 파비냐나 관심
인구 3000명…과잉관광 대책 검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흥행하면서 작품의 실제 배경으로 알려진 그리스 이타카와 영화 촬영지인 이탈리아 파비냐나가 나란히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관광 특수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한편 인구 3000명 안팎의 작은 섬에 관광객이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영화 '오디세이' 개봉 이후 그리스 이타카와 이탈리아 파비냐나에 대한 관광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파비냐나. 이탈리아 시칠리아 주정부 관광 사이트

이탈리아 파비냐나. 이탈리아 시칠리아 주정부 관광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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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섬은 영화와 서로 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이타카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에서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고향으로 전해지는 곳이고, 이탈리아 시칠리아 서쪽에 있는 파비냐나는 놀란 감독의 영화에서 이타카를 대신해 촬영된 섬이다.

영화 촬영은 안 했지만 관광객 몰린 이타카

그리스 본토 서쪽 이오니아해에 있는 이타카는 맑은 바다와 수려한 해안 경관을 갖췄지만 주요 관광지와 떨어져 있어 그동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었다. 성수기에도 비교적 한적한 분위기를 유지해왔다. 현재 섬에는 약 3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영화가 이타카에 대한 관심을 높였지만 현지에서는 아쉬움도 나온다. 정작 이타카에서는 단 한 장면도 찍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스 이타카섬. 이타가 관광청

그리스 이타카섬. 이타가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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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니시스 스타니차스 이타카 시장 역시 영화의 홍보 효과가 상당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제 촬영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제작진에 일부 장면을 이타카에서 촬영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화 개봉 당시 이타카의 올여름 숙박시설은 이미 대부분 예약이 끝난 상태였다. 현지에서는 영화를 본 관객들이 내년 여행 일정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관광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타카에서 오디세우스의 궁전이나 그의 실존을 입증할 만한 대규모 유적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 섬 곳곳에서는 호메로스와 오디세우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마을 광장과 시청에는 오디세우스와 호메로스 동상이 세워져 있고, 항구에는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와 여신 '칼립소'의 이름을 딴 배들이 떠 있다.


항구에서 조금 떨어진 덱시아 해변은 전설에 따르면 오디세우스가 오랜 항해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처음 도착한 곳이다.


고고학자 스피로스 쿠바라스는 앞으로 이타카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관광객들이 단순히 바다와 해변뿐 아니라 역사와 신화까지 경험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영화 속 이타카는 伊 파비냐나

영화에서 이타카로 등장한 곳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서쪽 지중해에 있는 파비냐나다. 에가디 제도에서 가장 큰 섬으로 이곳 역시 주민은 약 3000명에 불과하다. 영화에서 파비냐나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한 산타 카테리나 성은 오디세우스의 궁전으로 등장했다.


파비냐나에서는 영화 촬영지를 활용한 관광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시칠리아 문화당국과 유니버설픽처스의 지원을 받아 영화 제작 당시 본부로 사용된 옛 플로리오 참치 가공공장에 이르면 오는 10월 상설 전시관을 열 예정이다.


주세페 파고토 파비냐나 시장은 관광객들이 영화 제작 과정을 체험하고 실제 촬영에 사용된 의상과 장비 등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오디세이 한 장면. 유니버설픽처스

영화 오디세이 한 장면. 유니버설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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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가는 이른바 '스크린 관광'은 세계 관광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는 흥행 영화에 등장한 지역의 방문객이 25~40%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는 관련 시장 규모가 2036년 약 1575억달러(약 222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영화 효과를 겨냥한 투자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파고토 시장에 따르면 북미와 중동, 인도 투자자들이 2027년 관광시장을 겨냥해 고급 관광시설 투자 가능성을 문의하고 있다. 폐쇄된 옛 발투르 휴양단지는 5성급 리조트로 재개발될 예정이며 섬 중심 광장의 역사적 건축물인 팔라초토 플로리오도 고급 숙박시설로 바뀌어 2027년 6월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고토 시장은 과거에는 주민들이 주택을 개조해 소규모 숙박시설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사업자들이 섬의 대규모 부동산과 시설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관광 특수 반갑지만…과잉관광은 걱정

다만 파비냐나 당국은 베네치아와 피렌체, 돌로미티 등 이탈리아 유명 관광지에서 문제가 된 과잉관광을 우려하고 있다. 파비냐나의 상주 인구는 약 3000명이지만 여름철에는 하루 체류 인구가 4만~5만명까지 늘어나 이미 각종 기반시설에 부담을 주고 있다.


파고토 시장은 관광객 증가에 대비해 해변 청소 등 기본적인 관광 인프라부터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비냐나 당국은 배들이 해안 가까이 닻을 내리지 못하도록 섬 주변에 계류 부표 200개를 설치했으며 관광객 유입을 관리하기 위한 추가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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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으로 차량을 가져오는 관광객에게 일정 기간 이상 숙박하도록 조건을 붙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5~6일인 평균 체류 기간을 10~15일까지 늘리는 것이 당국의 목표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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