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취임 직후 메시지 교환하다 의심"
英, 美에 우려 전달…美 "해킹과 무관" 반박
와일스 비서실장, 지난해 휴대전화 해킹돼

앤디 버넘 영국 총리가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을 사칭한 인물과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7월 20일(현지시간) 취임한 앤디 버넘 영국 신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7월 20일(현지시간) 취임한 앤디 버넘 영국 신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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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을 인용해 "취임한 지 한 달 된 버넘 총리가 와일스 비서실장을 사칭한 인물에게 속아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익명의 당국자 4명을 인용해 버넘 총리가 취임 이후 사칭범과 메시지를 교환하다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확히 어떤 내용이 몇 차례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오간 내용에 대해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은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정부는 미국 주재 대사관을 통해 백악관에 우려를 전달했다. 와일스 비서실장의 휴대전화가 해킹당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악관 측은 미국 CBS 방송에 "이번 사안은 비서실장의 기기가 해킹당한 것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수지 와일스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 AFP연합뉴스

수지 와일스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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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와일스 비서실장 사칭 사건이 벌어졌었다. 지난해 5월 그를 사칭한 인물이 연방 상원의원과 주지사,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유력 인사들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미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 사칭범은 현금 송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와일스 비서실장은 주변에 휴대전화 연락처 목록을 해킹당했다고 말했으며, 당시 일부 수신자는 "통화 목소리가 인공지능(AI)으로 복제한 와일스 비서실장의 음성처럼 들렸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발신 번호는 와일스 비서실장이 평소 쓰던 것과 달랐고, 메시지는 지나치게 격식을 차렸거나 문법이 어색했다. 와일스 비서실장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 법한 사안을 되묻는 대목에서 의심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 연방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할 만한 인물의 명단을 작성해달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사칭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도 그를 흉내 낼 수 없다. 수지는 한 명뿐"이라고 했다.


와일스 비서실장이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4년 미국 대선 직전 '로버트'라는 가명을 쓴 이란 연계 해커들이 와일스 비서실장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이메일을 빼낸 뒤 언론사에 배포했고, 미국 사법당국은 이를 사이버 공격으로 규정했다. 당시 이 해커들은 대선 이후 활동을 접었다고 밝혔으나,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폭격한 뒤 추가로 확보한 이메일이 있다고 주장하며 언론에 다시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 고위직을 겨냥한 사칭은 이후로도 이어졌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사칭한 인물이 AI로 음성과 문체를 흉내 내 외국 외교부 장관 3명과 연방 상원의원, 주지사에게 접촉을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자, 국무부는 재외공관에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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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럽 정상들이 사칭에 당한 사례도 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안제이 두다 전 폴란드 대통령 등은 고위 정치인이나 외교관을 사칭한 러시아 유튜버들에게 속아 통화한 뒤 녹음파일이 공개돼 망신을 샀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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