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설문조사서 "노동시장 낙관" 45% 그쳐
"일자리 불안 탓에 세부 전공 바꿔" 22%
"졸업생 기대 수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미국 대학생 상당수가 인공지능(AI) 탓에 전공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를 인용해 "미국 대학생과 학부모들이 AI 시대에 발맞춰 미래 경쟁력을 갖춘 대학 전공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듀테크 기업 '슈퍼휴먼'이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AI로 취업 문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졸업 후 노동시장을 낙관한다'는 응답은 45%에 그쳤고, 22%는 '일자리 불안 탓에 이미 전공이나 세부 전공을 바꿨다'고 했다. 이 조사는 슈퍼휴먼이 의뢰해 여론조사업체 '토커리서치'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7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대상은 학사·석사·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18세 이상 미국인 2000명이다.
앞서 루미나재단과 갤럽이 지난 4월 발표한 조사에서도 재학생의 47%가 AI 영향 때문에 전공 변경을 어느 정도 이상 고민했다고 답했고, 실제로 바꾼 학생은 16%였다. 계열별로는 직업교육 71%, 기술 70%로 인문학(54%)이나 공학(52%)보다 높았다. AI와 가깝다고 여겨지는 분야일수록 불안이 큰 셈이다.
불안감에 취업 준비를 손 놓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슈퍼휴먼 조사에서 91%가 정규 수업 외에 따로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답했고, 43%는 새 기술을 익히는 데 AI를 쓰고 있다고 했다. 재학 중 AI를 배우는 것이 경력에 필수적이라고 본 응답자도 58%였다.
"AI가 다 한다면"…취업 문 넓히려 복수 전공
전공을 바꾸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2학년생 버턴 베커는 회계학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가 재무학을 복수 전공으로 추가했다. AI에 맡겨도 회계학 과제가 굴러간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취업 문을 넓히고 금융 흐름을 익히기 위해서였다. 베커는 "AI가 모든 것을 대신해줄 수 있다면 더 이상 그 분야로 진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대 방향의 선택도 있다. 미국 뉴욕대 3학년생 새미 화이트는 극작을 전공으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화이트는 "어차피 AI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고 취업이 어려워진다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채용 현장의 변화를 수치로 확인한 학생도 있다. 아메리칸대 4학년생 크리스티나 에이드는 코곳 경영대학원 학부·대학원생을 상대로 매년 AI 활용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 채용 담당자가 AI 활용 능력을 물었다는 응답은 2024년 12%에서 2025년 30%로 늘었다. 에이드는 최근 면접에서 매번 AI 역량 질문을 받았다며 "동의하든 안 하든 우리의 미래는 그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입 직원들, AI 에이전트 관리까지 요구받아"
아메리칸대 코곳 경영대학원의 케이시 에번스 임시 학장은 "회계법인들의 채용 수요는 오히려 지원자 수를 웃돌고 있다"면서도 "회계 분야든 다른 분야든 대학 졸업생에게 기대하는 수준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신입 직원은 이제 AI 에이전트까지 포함해 프로젝트를 굴리고, 더 깊이 있는 조사를 수행하며, 결과를 발표한 뒤 이를 방어하는 토론까지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입에게 요구되는 능력의 목록 자체가 바뀌면서 대학들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리아 벨스키 오픈AI 교육 담당 부사장은 미래 노동시장에서 기업이 찾는 능력으로 '협업과 리더십, 비판적 사고, AI 활용 능력' 같은 범용 역량을 꼽았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일본 가면서 한국은 안 온다"…연간 수천억 수익 ...
아메리칸대는 이 흐름에 맞춰 교육과정을 손봤다. 학생들은 AI가 내놓은 결과에서 오류를 골라내고, 윤리적 쟁점을 따지며, 기술이 실제로 값어치를 더하는 지점을 판단하는 법을 배운다. 에번스 임시 학장은 "AI 기술을 소통과 팀워크, 발표, 비판적 사고 요건과 결합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이 계속해서 요구하는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미국 시카고 지역에서는 노스웨스턴대와 일리노이공대가 AI 전공을 개설했고, 로욜라대는 부전공으로 두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