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첨가제 하나로 가공·난연·재활용성 확보…전기차·UAM 적용 기대

불에는 강하지만 한 번 굳으면 다시 쓸 수 없었던 난연 복합소재의 한계를 극복할 기술이 개발됐다. 저렴한 첨가제 하나를 넣어 난연성과 가공성을 높이면서 사용 후에는 첨가제를 90% 이상 제거해 원료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전기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부품의 경량화와 재활용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김진철·정지은·진영재 박사 연구팀이 저분자량 폴리올레핀 첨가제를 활용해 가공성과 난연성, 재활용성을 동시에 확보한 '자기강화 복합소재'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난연 복합소재 제조 과정. 난연 필름과 섬유 강화재를 여러 겹 쌓아 열압착하며, 구성 소재를 동일 계열로 만들어 재활용성을 높였다. 연구팀 제공

난연 복합소재 제조 과정. 난연 필름과 섬유 강화재를 여러 겹 쌓아 열압착하며, 구성 소재를 동일 계열로 만들어 재활용성을 높였다.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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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이나 전자제품 회로기판, 콘센트 등 화재에 견뎌야 하는 제품에는 주로 열경화성 섬유강화 복합소재가 사용된다. 열을 받아도 형태를 유지해 안전성이 높지만 한번 굳으면 다시 녹지 않아 재성형하기 어렵다. 사용 후에는 대부분 매립하거나 고온에서 소각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열을 가하면 다시 가공할 수 있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섬유와 필름을 겹겹이 쌓아 자기강화 복합소재를 만들었다. 핵심은 필름에 소량 첨가한 저가의 저분자량 폴리올레핀이다.


첨가제 하나가 '세 가지 역할'…최고 난연등급 확보


첨가제는 소재를 부드럽게 해 필름과 섬유가 빈틈없이 접착되도록 하는 동시에 난연제 입자가 뭉치지 않고 고르게 퍼지도록 돕는다. 사용 후 재활용 과정에서는 다시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첨가제를 사용하자 필름과 섬유 사이 접착력이 기존 소재보다 약 40% 높아졌다. 난연제를 40%까지 넣은 조건에서도 기계적 물성 저하 없이 미국 안전규격기관 UL의 난연성 평가에서 최고 수준인 'V-0' 등급을 확보했다. V-0는 불이 붙더라도 빠르게 스스로 꺼지고 녹아 떨어지는 물질이 주변 가연물에 불을 옮기지 않는 수준이다.


재활용 성능도 개선했다. 기존 상용 첨가제를 사용한 소재는 재활용 과정 이후에도 첨가제가 40% 이상 남아 물성이 떨어지는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세척 공정을 통해 첨가제를 90% 이상 제거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색상과 강도 등이 새 플라스틱에 가까운 고순도 재생 원료를 확보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정밀화학연구센터 연구팀. 왼쪽부터 배형은 선임연구원, 정해민 선임연구원, 진영재 선임연구원, 연구책임자 김진철 책임연구원, 정효철 책임연구원, 정지은 선임연구원, 박영일 책임연구원. 화학연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정밀화학연구센터 연구팀. 왼쪽부터 배형은 선임연구원, 정해민 선임연구원, 진영재 선임연구원, 연구책임자 김진철 책임연구원, 정효철 책임연구원, 정지은 선임연구원, 박영일 책임연구원. 화학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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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추가 난연 시험과 반복 재활용 과정에서 난연제가 누적되는지를 검증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요기업과 물성 평가 및 실증 연구도 추진해 전기차와 UAM 등 차세대 모빌리티용 구조재로 적용한다는 목표다.


김진철 화학연 책임연구원은 "저렴한 첨가제 하나로 난연 복합소재의 고질적인 난제였던 가공성과 재활용성을 동시에 풀어낸 결과"라며 "전기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부품의 경량화와 자원순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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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컴포지트 파트 비(Composites Part B)'에 지난 3월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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