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연금 1260만원씩 꼬박꼬박"…"국민 세금으로 호화생활" 지적에 前대통령 연금 폐지 나선 '이 나라'
코스타리카, 전직 대통령 연금 폐지 추진
현 대통령 "나도 예외 아니다"…수혜 포기
코스타리카 정부가 전직 대통령에게 평생 지급해온 특별연금 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월 약 400만 콜론(약 1260만원)에 이르는 전직 대통령 연금을 별도의 유예기간 없이 없애겠다는 내용이다. 서민 가정이 월 10만 콜론(약 31만원) 미만의 생계형 연금으로 버티는 현실에서, 기여금조차 내지 않은 전직 대통령들에게 수십억원대 연금이 지급되는 데 대한 비판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17일(현지시간)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라우라 페르난데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전직 대통령 호화 연금 무관용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코스타리카의 전직 대통령은 퇴임 이후 매월 약 400만 콜론을 연금으로 지급받는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1260만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연금을 받는 전직 대통령 7명에게 지급된 연금 누적액은 54억6900만 콜론으로, 한화 약 170억원에 달한다.
서민은 月 31만원도 못 받는데…최고 약 31억 수령도
누적 수령액이 가장 많은 인물은 1990~1994년 재임한 라파엘 앙헬 칼데론 전 대통령이다. 그는 지금까지 9억7200만 콜론, 약 30억6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호세 마리아 피게레스 전 대통령이 9억3600만 콜론(약 29억5000만원), 미겔 앙헬 로드리게스 전 대통령이 9억600만 콜론(약 28억30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문제는 일부 전직 대통령이 연금 기여금을 한 차례도 납부하지 않았음에도 비교적 젊은 나이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한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서로 다른 명목의 연금을 최대 3개까지 중복해서 수령한 사례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수천 명의 서민 가정이 월 10만 콜론(약 31만원) 미만의 생계형 연금을 기다리는 동안, 국민이 땀 흘려 낸 세금이 기여금조차 내지 않은 전직 대통령들의 호화 생활을 받쳐주는 데 쓰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 대통령도 수혜 포기…"나 역시 예외될 수 없어"
이번 법안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페르난데스 대통령 본인도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 페르난데스 대통령 역시 임기 종료 이후 전직 대통령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본인 역시 특별연금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는 "나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모든 국민은 자신이 실제로 납부한 만큼만 연금을 받는 것이 공정함의 원칙"이라며 "나에게 언제든 책임을 물을 수 있고, 나에 대해 무엇이든 말할 수 있지만, 내가 원칙을 저버리거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라고는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특별연금' 대신 일반 연금 적용
정부가 추진하는 개편안의 방향은 전직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특별연금 자체를 없애고, 일반 국민과 동일한 연금 체계로 편입하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평생 노동 과정에서 일반 연금제도인 장애·노령·사망(IVM)에 보험료를 납부한 사람이 대통령으로 4년을 재임하더라도 별도의 대통령 연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IVM의 가입 요건에 따라 연금을 받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즉 대통령직을 수행했다는 사실만으로 별도의 평생 연금을 자동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나이와 보험료 납부 기간 등 일반적인 연금 수급 요건을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코스타리카에서는 연금 수급 자격이 있는 전직 대통령 8명 가운데 7명이 실제 연금을 받고 있으며, 카를로스 알바라도 전 대통령은 자발적으로 수령을 포기한 상태다.
과거에도 폐지 시도했지만 무산…의회가 변수
다만 법안 제출만으로 특별연금 폐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최종적으로 코스타리카 의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인포바에는 과거에도 이 같은 입법 시도가 의회의 반대에 부딪혔다는 점을 들며 이번 법안 역시 통과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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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의 특수성 및 퇴임 후 보장을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과, 국민의 보험료나 세금으로 별도의 평생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는 가운데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오는 19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법안의 구체적인 시행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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