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야카와 SF 콘테스트 응모 1012편
"10편 중 2∼3편 생성형 AI 사용 추정"
심사비 수천만원…"신인상 감소 우려"

일본 출판사들이 주최하는 신인 문학상 공모에 인공지능(AI)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소설이 몰리면서, 심사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불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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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연합뉴스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을 인용해 "일본의 문학상 공모에 AI를 활용해 쓴 소설이 쇄도하면서 심사 비용이 급증, 신인 문학상 존속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일본 출판사 '하야카와쇼보'가 지난 3월 말 접수를 마감한 '제14회 하야카와 SF 콘테스트'에는 1012편이 들어왔다. 예년 응모작이 400편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배를 넘긴 수치다. 응모작의 실제 AI 활용 여부는 확인할 방법이 없으나, 출판사 관계자는 10편 중 최소 2∼3편이 생성형 AI를 거친 것으로 추정했다.


단락 사이에 불필요하게 들어가는 공백은 AI가 만든 문장에서 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AI 사용이 의심되는 작품의 경우 앞부분에서는 단락과 단락 사이에 한 줄씩 공백이 들어가 있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문체가 갑자기 매끄러워지면서 그 공백이 사라진다.

또 다른 출판사인 '다카라지마샤'의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공모전에는 전년보다 60% 늘어난 731건이 접수됐다. '가도카와'의 라이트노벨 공모전 '전격소설대상'에는 5088편이 들어와 40% 늘었고, '신초샤'의 '신초신인상'은 3518편이 접수돼 30% 증가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응모 편수가 뛴 셈이다.


출판업계는 AI가 아마추어 창작의 문턱을 낮춘 결과로 보고 있다. 오랜 습작 기간을 거치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원고를 완성할 수 있게 되면서 문학상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창작자가 직접 만든 소설을 파는 행사인 '문학 프리마켓'에도 도쿄 행사 역대 최다인 1만 8000명 이상이 몰렸다.


하야카와 SF 콘테스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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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문학상은 출판사가 미래 수익원이 될 원석을 발굴하는 통로로, 업계에서는 지켜야 할 생명선으로 꼽힌다. 통상 문예평론가와 신인 작가, 편집자 등이 1∼3차 심사를 맡고 유명 작가가 최종 심사에 나서 수상작을 가린다. 초기 심사를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면 작품 한 편당 수천엔이 들어, 응모작이 급증할 경우 연간 수백만엔(수천만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닛케이는 "이런 구조가 유지되는 한 신인 문학상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AI를 활용한 작품이 주요 문학상을 받은 사례도 있다. 소설가 구단 리에는 지난 2024년 1월 '도쿄도 동정탑'으로 제17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뒤 기자회견에서 "소설의 약 5% 정도는 챗GPT가 만든 문장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구단 리에는 지난해 3월 잡지 '광고(?告)'에 발표한 단편 '그림자 비'에서는 비율을 뒤집어 AI가 95%, 작가가 5%를 쓰는 방식으로 2주 만에 원고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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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판계도 이미 같은 문제를 겪었다. SF 잡지 '클락스월드'는 지난 2023년 창간 17년 만에 처음으로 투고 접수를 무기한 중단했다. 당시 이 잡지의 편집장인 닐 클라크는 "접수를 닫은 시점까지 정상 투고 700편과 기계가 쓴 것으로 판단한 투고 500편을 받았다"며 "AI 탐지 프로그램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유료 접수 방식은 정당한 작가들을 배제해 (중단 외에는) 마땅한 해법이 없다"고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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