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관 지방이전]③李와 '오랜 인연' 이찬진·박상진, 금감원·산은 이전 막을까
이찬진 금감원장, 李와 연수원 동기
박상진 산은 회장은 법대 동기
이전 반대 과거 발언 재조명…서울 잔류 설득하나
"공사판 현장 감독이 현장을 떠나는 것은 우스운 얘기다."(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산업은행이 금융 중심지인 서울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논의가 다시 불붙으면서 이전에 선을 그어온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두 기관장 모두 이재명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인사인 만큼, 지방 이전 논의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원장은 금감원 지방 이전 문제와 관련해 최근 내부적으로 별도의 입장을 내놓거나 대응에 나서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 감독기구가 현장인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이 원장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아직 공식적인 지방 이전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와 함께 세종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내부에서는 이번에는 이전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원장이 현 정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인사라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지난해 정부와 여당이 추진했던 금융위 해체와 금감원 분리,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설립을 골자로 한 금융감독 조직개편안이 백지화되는 과정에서도 이 원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금융당국 안팎의 중론이다.
이 대통령과 중앙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박 회장 역시 산은이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그는 지난해 취임 직후 이전 정부가 추진한 산은 본점 부산 이전과 관련해 "정부의 이전 공공기관 대상 지정에서 산은이 해제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 대통령과 대학 시절 고시반에서 함께 공부하고 밥을 지어 먹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금감원과 산은 내부에서는 두 기관장이 정부를 상대로 서울 잔류 필요성을 설득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완전히 접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 기관을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세종 이전이 유력한 가운데 산은과 수은은 본점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아직 최종 결정까지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5극3특'을 앞세운 현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구상과 맞닿아 있는 데다, 부산시를 비롯한 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도 공공기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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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정책 방향과 맞물린 사안인 만큼 기관장 개인의 영향력만으로 흐름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서울 잔류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기조 속에서도 예외를 인정받을 만한 충분한 명분과 논리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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