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전시]우순옥 회고전 '예술은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김영헌 개인전 '프록시마' 外
권기수의 'My Favorites-a Red Boat'. 산수화의 여백과 색면 사이를 유영하는 캐릭터 ‘동구리’를 통해 현대적 유토피아의 풍경을 그려낸 작품이다. 갤러리마리
권기수·이동기·홍경택·홍원표 4인전 'AFTER IMAGES'
이미지는 더 이상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권기수·이동기·홍경택·홍원표 4인전 'AFTER IMAGES'는 가상과 현실, 전통과 대중문화, 물질적 욕망과 정신적 사유가 뒤섞인 동시대의 문화 지형을 네 개의 시선으로 읽는다. 이동기의 '아토마우스'가 미디어 사회의 혼종적 페르소나를 드러낸다면, 홍경택의 화면은 볼펜과 책, 일상적 오브제가 빼곡히 들어찬 소비사회의 과잉을 집요하게 응시한다. 권기수의 '동구리'는 산수화의 여백과 색면 사이를 거닐며 잃어버린 내면의 고요를 찾고, 홍원표의 '바라바빠'는 끊김 없는 선으로 일상과 예술, 작가와 관람객 사이를 잇는다.
전시는 캐릭터와 패턴, 색채와 선이 교차하는 화면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욕망과 결핍, 소외와 연대의 감각을 펼쳐 보인다. 네 작가의 작업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 있지만, 결국 동시대의 문화 지형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모인다. 대중적 도상은 가볍게 소비되는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오늘의 감각을 기록하는 회화적 언어가 된다. 전시는 10월9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마리.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역대급 실적에 국민연금까지 담았다…주가 폭등한 ...
우순옥 회고전 '예술은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
예술은 작품 바깥의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오래 바라본 사물과 지나간 시간의 흔적 속에 있을 수 있다. 성곡미술관의 우순옥 회고전 '예술은 이미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2023년 작고한 작가가 1980년대 초기 작업부터 생의 마지막 시기까지 구축한 개념미술의 세계를 조망한다. 우순옥은 존재와 인식, 기억과 장소를 둘러싼 질문을 회화, 드로잉, 설치, 영상으로 이어왔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물질과 비물질, 생성과 소멸은 그의 작업에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를 통과하며 이어지는 관계가 된다.
종이와 생마 캔버스 위의 연필·파스텔 흔적, 녹이 스민 철판, 연기, 식물, 오래된 책상과 의자 같은 일상의 사물은 작가에게 기억과 시간을 감각하게 하는 매개가 된다. '방'은 검은 천 사이를 거니는 관람자의 몸을 통해 사적인 공간의 감각을 불러내고, '연기드로잉'은 물방울이 뜨거운 금속판 위에서 사라지는 찰나를 시간의 드로잉으로 만든다. 전시는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의 시대에 침묵과 비움 속에서 사유하는 시간을 제안한다. 전시는 10월3일까지,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
김영헌의 'p26006-Electronic Nostalgia'. 전자적 노이즈와 파동의 이미지를 회화의 물질감으로 옮겨, 디지털 감각과 아날로그적 그리움을 겹쳐낸 작품이다. 갤러리JJ
원본보기 아이콘김영헌 개인전 '프록시마'
보이지 않는 파동은 화면 위에서 색과 선의 리듬으로 나타난다. 김영헌 개인전 '프록시마'는 전자적 세계와 회화적 물질감, 디지털 노이즈와 아날로그적 그리움이 교차하는 자리다. 작가는 독특한 잔물결 패턴과 색채를 통해 동시대 과학문명의 변화 속에서 흔들리는 감각과 세계 인식을 회화로 옮겨왔다. 이번 전시는 더 확장된 회화 언어를 보여주는 '프리퀀시' 시리즈와 2009년부터 이어온 대표 연작 '일렉트로닉 노스탤지어'의 신작을 포함한 20여점으로 구성된다.
화면의 물감 층위와 얼룩, 스크래치, 진동하는 선과 면은 연속과 불연속을 오가며 가상 풍경이나 음악적 추상처럼 보인다. '프리퀀시'가 파동의 질서와 물감의 두께로 리듬을 만든다면, '일렉트로닉 노스탤지어'는 픽셀과 노이즈가 흩어진 전자적 풍경으로 기억과 그리움을 호출한다. 전시 제목 '프록시마'는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의 이름에서 왔다. 가장 가까운 이웃별이지만 결코 쉽게 닿을 수 없는 그 거리처럼, 김영헌의 회화는 미시세계와 우주, 과거의 별빛과 현재의 감각을 한 화면에 겹쳐 놓는다. 전시는 10월3일까지, 서울 강남구 갤러리J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