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도 409㎜… 두 지역 모두 '관측 사상 가장 강하고 많은 비'
거제 1시간 새 124.5㎜ 퍼부어… '200년에 한 번 올 강도'

17일 경남 거제에 5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거제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기록적 강수량이다.


거제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577.4㎜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1972년 1월 24일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거제 일강수량 최고 기록이자, 기상청이 강수량 순위를 관리하는 전국 97개 종관기상관측지점 역대 일강수량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주택가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차량들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주택가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차량들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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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거제보다 많은 비가 내린 사례는 14년 전 제15호 태풍 루사 상륙 당시 강릉(2002년 8월 31일 일강수량 870.5㎜)과 대관령(같은 날 712.5㎜) 두 곳뿐이다.

거제와 인접한 통영 역시 이날 오후 1시까지 일강수량 409.7㎜를 기록해, 1968년 1월 1일 관측 개시 이래 최고치를 새로 썼다.


거제에서는 오전 1시 32분부터 한 시간 동안 124.5㎜의 이른바 '극한호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 또한 거제 기상관측 이래 1시간 강수량 최고 기록으로, 종전 기록인 2001년 7월 5일의 96.5㎜를 훌쩍 넘어섰다.

거제 일운면 서이말에서는 0시 21분부터 1시간 동안 100.5㎜,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서는 오전 2시 59분부터 1시간에 101.5㎜의 비가 각각 관측됐다. 올여름 들어 1시간에 100㎜ 이상 쏟아진 것은 거제와 가덕도가 처음이다.


통영에서도 오전 5시 11분부터 1시간 동안 97.4㎜가 내려, 거제와 마찬가지로 관측 사상 1시간 강수량 신기록을 세웠다. 기상청은 거제와 통영에 각각 '200년에 한 번', '1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강한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광복절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누적 강수량을 보면 거제 851.1㎜, 통영 704.8㎜, 가덕도 441.0㎜, 경남 사천(삼천포) 380.5㎜, 제주 한라산(남벽) 377.0㎜ 등으로, 남해안과 제주산지에 비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제와 통영의 평년(1991∼2020년 평균) 여름철 강수량이 각각 935.1㎜, 728.8㎜인 점을 고려하면, 두 지역은 여름 한 철 내릴 비의 90% 이상을 사흘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맞은 셈이다.


이번 폭우는 제13호 태풍 돌핀이 약화한 저기압이 우리나라 남서쪽에서 접근해 북동진하면서 광복절 연휴 전국에 비를 뿌린 결과다.


북반구에서는 저기압 주변으로 반시계 방향의 바람이 불기 때문에, 저기압이 다가오면서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바람이 유입됐고 이 바람이 지형과 부딪힌 남해안·제주 지역에 비가 집중됐다.


특히 저기압이 우리나라에 가까워질수록 북동쪽 고기압과의 거리도 좁혀지면서 그 사이 바람길이 좁아졌고, 이로 인해 남풍이 거세지면서 강수량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불어났다. 남해 해수면 온도가 27∼28도로 높았던 것도 남풍에 수증기를 많이 실어 나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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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50분 현재 극한호우를 뿌린 비구름대는 대체로 한반도를 빠져나간 상태다. 다만 경남과 제주에는 밤까지 비가 오락가락하겠고, 중부지방·호남·경북에도 소나기가 지나는 곳이 있겠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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