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재개발' 위해 市 권한 일부 자치구에 넘기고
기술직 핵심 인력 빼가는 관행도 개선해야
"개발이익 주민에 100% 돌아가도록"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의 얼굴은 구릿빛으로 그을려 있었다. 폭염에도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현장을 찾는 탓이다. 구청장 일이 '극한직업'이라지만 그는 "주민을 직접 만나며 얻는 보람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했다.


성북구 첫 3선 구청장인 그는 지난달 민선 9기 첫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에 선출됐다. 이 구청장은 인터뷰 내내 '사전 설득'과 '제도적 연대'를 강조했다. 단지 안 공원 위치 하나 바꾸는 데도 서울시 결재를 기다려야 하는 지방자치의 현실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도 해법은 대화와 논리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25개 자치구를 대표해 서울시·중앙정부와의 협의 창구를 맡게 된 이승로 구청장을 지난 11일 만나 협의회 운영 구상과 성북구정 계획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민선9기 중점 추진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북구 제공.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민선9기 중점 추진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북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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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협의회를 어떻게 끌고 갈 생각인가.


▲지금까지 구청장협의회에서 안건을 올려도 서울시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단순 건의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25개 구 중 적어도 3분의 2, 17개 구 이상 구청장의 이해와 동의를 사전에 이끌어낸 공동 안건들 위주로 서울시장과의 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다. 비효율을 줄이고, 단일대오로 협상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자치구들의 절실한 공동과제가 있나.


▲첫째가 도시정비사업 권한 확대다. 지금 자치구의 경미한 정비계획 변경 권한은 10% 이내인데, 실제로는 5% 전후만 위임돼 왔다. 이를 20% 이상으로 늘리고, 500세대 미만 중소 단지의 인허가 권한은 구청장에게 완전히 위임해야 한다. 비효율적인 절차만 줄여도 정비사업 기간을 2년 이상 단축할 수 있다. 교통·환경 등 대여섯 가지 심의를 한 번에 처리하는 일괄 심의 활성화도 촉구할 것이다.


-현장에서 재개발·재건축 병목이 생기는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고 했는데.


▲각 구청에서 일하는 기술직 공무원 인사 문제가 있다. 구청 기술직 공무원에 대한 승진 등 인사권한을 서울시가 갖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현장에서 조율하는 기술직의 승진 기회가 서울시에 집중돼 있다 보니 자치구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들이 승진을 위해 시로 빠져나간다.

승진 비율을 5대 5나 6대 4로 안배하거나 인사위원회를 자치구와 서울시 5대 5로 구성하는 안을 고안하려 한다. 서울시 행정국장 출신인 유보화 성동구청장을 부회장 겸 인사혁신 TF 단장으로 선임하고 설계에 들어갔다.


-다른 건의도 있나.


▲지역화폐 문제도 있다. 성북구는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연간 1000억원 규모를 발행하면서 수수료와 할인율 분담으로 약 110억원의 재정 손실을 오롯이 구 재정으로 감당한다. 골목상권 활성화 효과가 확실한 만큼 서울시의 예산 매칭 재개를 거듭 건의하겠다.


-서울시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의회, 국회, 정당과 다각도로 연대하고 필요하다면 법령 개정까지 추진하겠다. 협의회 예산으로 전문가 용역과 토론회를 거쳐 논리적 근거를 탄탄히 만든 뒤 광역단체와 입법부를 설득하겠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2일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해 민선9기 공동 현안을 논의했다. 성북구 제공.

이승로 성북구청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2일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해 민선9기 공동 현안을 논의했다. 성북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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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최초의 3선 구청장이 됐다. 민선 9기 최우선 과제는.


▲성북은 지금 전국에서 가장 많은 138개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과거 도시재생이라는 명목으로 한 지역에 예산 수백억 원을 쏟아부었어도 주민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던 한계를 현장에서 뼈저리게 느껴왔다.


그래서 정비사업 개발이익을 철저히 기반시설로 기부채납 받아 다시 주민에게 100% 돌려주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성북구의 개발이익은 장위뉴타운 등에서 약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재정자립도가 18~19% 정도밖에 되지 않는 열악한 살림에 종합복지타운, 3500평 규모 어린이 복지관, 문화예술창작센터, 도서관 등을 지을 수 있는 건 대규모 개발 효과다.


-주민들은 교통 현안과 복지에 관심이 많다.


▲대중교통도 복지다.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한 강북횡단선은 구민 28만명의 서명을 갖고 서울시·국회와 소통해 임기 내 착공을 이끌어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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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성북의 최대 자산은 구민 4명 중 1명꼴인 10만5000명의 자원봉사 네트워크다. 성북해드림센터와 성북복지재단을 축으로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공동체를 더욱 확실하게 다지겠다. 석관동 교육특화지구, 정릉복합문화체육센터, 성북천 수변 야외도서관 같은 생활 문화 인프라도 확충할 것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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