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부부 생활 기간 5년 미치지 못해
법원 “혼인 유지됐다고 판단할 근거 없다”

혼인신고상의 결혼 기간이 5년 이상이라도 실제 부부로 함께 생활한 기간이 5년 미만이라면 이혼한 배우자에게 국민연금 분할연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호성호)는 A씨가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연금액 변경처분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보도했다. 판결은 국민연금공단과 전 배우자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됐다.

A씨는 1989년부터 국민연금에 가입했고 2018년부터 노령연금을 받고 있었다. 그는 1992년 B씨와 결혼해 2000년 2월 협의이혼했고, B씨는 2024년 A씨의 노령연금에 대한 분할연금을 청구했다.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전경.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전경.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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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은 두 사람의 혼인 기간을 약 6년 11개월인 83개월로 판단하고, 해당 기간에 해당하는 A씨의 연금액 가운데 50%를 B씨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국민연금법은 이혼한 배우자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전 배우자의 노령연금 일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배우자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 중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하며,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은 혼인 기간에서 제외된다.


이에 A씨는 실제 혼인관계가 유지된 기간은 5년이 되지 않는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국민연금심사위원회가 별거 기간 일부를 제외해 혼인 기간을 약 80개월로 조정했지만 A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1996년 3월 이후 협의 이혼한 2000년 2월까지 실질적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B씨의 실제 혼인 기간이 5년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두 사람의 주민등록이 각각 직권 말소된 뒤 서로 다른 주소지로 옮겨졌으며, 이후 같은 주소에서 함께 생활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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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별거 이후 자녀는 A씨가 양육했으며, B씨가 양육비를 지급한 사실도 없었다. B씨가 시어머니를 통해 자녀의 옷과 생활용품 등을 전달한 정황은 있었지만, 재판부는 이를 두 사람 사이에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유지됐다고 판단할 근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B씨에게 분할연금 수급권이 없다고 보고 국민연금공단의 기존 지급 결정을 취소하도록 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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