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억 아파트 만든 비결이었는데"…입주하자 달라진 주민들
개방 조건으로 인센티브 받고 보안문 달겠다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전용면적 84㎡가 72억원에 거래되며 3.3㎡당 2억원을 넘어선 국내 최고가 아파트다. 이 단지가 외곽에 펜스와 보안문을 설치하려다 관할 서초구청의 제동에 걸리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생활과 안전을 지키려는 입주민의 요구와 재건축 당시 내건 '개방' 약속을 지키라는 행정청의 판단이 정면으로 부딪친 사안이다.
원베일리가 지금의 조망과 설계를 확보한 배경에는 ‘특별건축구역 지정’에 따른 규제 완화가 있다. 단지는 담장을 두지 않고 주변과 어울리는 열린 주거환경을 만들겠다는 조건을 전제로 막대한 인센티브를 받았다.
인동거리 규제가 완화되면서 일조권을 확보한 세대는 49%(1466세대)에서 60%(1797세대)로 331세대 늘었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세대는 1648세대로 전체(2990세대)의 55.11%에 이르렀다. 남향 세대수도 1970세대로 전체의 65.9% 차지하게 됐다. 우수디자인 아파트로 지정돼 발코니 삭제 비율을 적용받지 않은 덕분에 전체의 73.7%인 2204세대가 세대당 9㎡가량을 실사용 공간으로 더 확보했다. 용적률 산정 완화로 부대시설과 주민부대시설 면적도 2706.85㎡ 늘었다.
혜택은 서류상 완화에 그치지 않았다. 한강 조망과 넓은 실사용 면적, 여유로운 단지 환경은 그대로 자산 가치로 이어졌다. 금전으로는 수 천억원대로 볼 수도 있다. 이 이점들은 '이웃과 어울려 살겠다'는 개방 약속을 담보로 얻어낸 것이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입주 이후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민 자체 투표 결과를 근거로 외곽에 보안문을 설치하겠다고 구청에 신청했다. 외부인 출입에 따른 소음과 사생활 침해, 범죄 우려가 이유였다.
서초구청은 “행정기관의 허가 없이 보안문 설치 시 불법건축물등재,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를 하겠다”며, 원베일리의 보안문설치 행위허가 신청을 반려했다. 입주민 전용 출입문을 늘려 외부 통행을 제한하는 것은 개방형 생활가로 조성이라는 특별건축구역 지정 취지와 배치되고, 추진하려면 서울시 건축위원회 변경심의도 다시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원베일리 입주자대표회의는 반려에 불복하는 소송비용 집행안을 입주자 투표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그럼에도 입대의는 소액 비용은 자체 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소송을 강행하기로 의결하고, '구청 승인 없이 설치를 강행할지'를 묻는 설문까지 돌렸다.
무단 설치 시 이행강제금 부과와 원상복구 명령,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 등재, 형사처벌 가능성 등 불이익이 따른다는 사실을 스스로 주민에게 고지하면서도 설치를 강행하고, 소송에도 나설 명분을 주민 투표를 통해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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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청은 “단지 내 사유공간임을 표시하는 안내판 설치, CCTV 확충, 순찰 강화, 조명 개선, 취학지역 보안 강화 등 단지의 개방성을 훼손하지 않는 대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특별건축구역 지정, 변경, 해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요 내용을 공보에 고시해야 한다. 특별건축구역은 건축법에 따라 구역이 변경되거나 구역 내 건축물의 변경(경미한 변경 포함)이 발생할 경우 건축위원회 변경심의 등 필요한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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