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급 '아일랜드' 중앙 이동 검토…전자기식 사출기도 증기식으로 회귀 지시
미국 해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레트로' 선호에 맞춰 차세대 항공모함의 설계를 대폭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차세대 포드급 항공모함의 지휘통제 시설인 '아일랜드(island)'를 현재보다 함정 중앙 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는 항공모함의 함교와 지휘통제 시설이 들어선 구조물이다. 현재 포드급 항공모함은 아일랜드가 함정 뒤쪽에 배치돼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외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를 이동하는 것이 단순한 외형 변경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함정의 무게와 부력, 항공기 운용 공간 등을 다시 설계해야 하므로 상당한 비용과 일정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 한 전직 미 해군 관계자는 WP에 "아일랜드를 옮기는 것은 대규모 재설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해군과 의회예산국(CBO)은 앞으로 건조될 포드급 항공모함 한 척의 비용을 약 22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해군은 향후 수십 년에 걸쳐 최대 10척의 포드급 항공모함을 건조할 계획이다. WP는 아일랜드 위치를 변경하는 데만 수십억달러가 들 수 있다는 과거 검토 결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항공모함의 핵심 장비를 둘러싼 설계 변경도 지시한 바 있다. 지난 13일 서명한 국가안보 각서에 따라 미 해군은 포드급 4번함인 'USS 도리스 밀러'에 적용할 예정이던 전자기식 사출기(EMALS)를 증기식 사출기로 되돌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 변경에만 수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EMALS는 전자기력을 이용해 전투기를 항공모함 갑판에서 발진시키는 장치다. 미 해군은 기존 증기식 사출기보다 유지보수가 적고 항공기에 가해지는 충격도 줄일 수 있다는 이유로 채택했다. 선도함인 'USS 제럴드 R. 포드'에서는 2026년 3월까지 3만6863회의 EMALS 발진이 이뤄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줄곧 이 시스템을 비판해왔다. 현재 도리스 밀러에 대한 EMALS 생산은 이미 약 50% 진행된 상태다. 제조사 제너럴 아토믹스는 지금 설계를 바꾸면 비용과 일정, 통합 과정에서 상당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번 검토는 기술적 효율성뿐 아니라 대통령의 '취향'까지 설계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골든 플리트(Golden Fleet)' 구상과 함께 해군 함정의 외형과 설계에도 지속적해서 관심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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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을 적용해 기존 항공모함의 한계를 극복하려던 포드급이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과거의 설계와 기술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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