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추격전 촬영해 SNS 과시하는 폭주족
스스로 불법행위 입증하는 수사 단서 남겨
경찰, 구조 변경업자까지 뒤쫓아 불법 책임

광복절을 앞두고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폭주행위를 벌인 무리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아찔한 곡예운전으로 경찰차까지 따돌렸는데 폭주 가담자가 어떻게 곧바로 특정된 것일까. 결정적인 단서 중 하나는 폭주족이 스스로 틱톡에 올린 영상이었다. 경찰의 추격을 피해 난폭운전을 하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시한 행동이 스스로 불법을 입증하는 단서가 된 것이다.


폭주족에게 경찰과의 추격전은 하나의 '콘텐츠'다.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을 찍어 SNS에 올리고 조회수와 반응을 얻으며 과시한다. 경찰도 이를 알고 있다. 위험하게 뒤를 쫓는 대신 캠코더를 꺼내 든다. 무리한 추격보다 세밀한 채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오토바이의 색깔부터 머플러 모양, 스티커나 튜닝까지 촬영한다. 경찰은 차량마다 다른 특징을 '일종의 지문'으로 본다.

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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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공동위험행위 혐의로 폭주 가담자 A씨 등 20명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10일 새벽 오토바이 11대와 승용차 1대로 마포대교 남단 사거리에서 집단으로 폭주해 교통상 위험을 초래한 혐의를 받는다.


도로교통법상 공동위험행위는 2명 이상이 공동으로 2대 이상의 자동차 등을 앞뒤 또는 좌우로 줄지어 통행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교통상 위험을 발생시키는 행위다.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A씨 등은 신호를 위반하거나 중앙선을 침범하고 금지된 진로 변경을 하거나 오토바이 앞바퀴를 들어 올린 채 주행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폭주 가담자 20명을 곧바로 특정해냈다. 현장 CCTV 기록과 교통정보 영상도 있었지만, 폭주족이 찍어 올린 '틱톡 영상'이 주효했다. 위험천만한 곡예운전과 경찰의 추격을 비웃듯이 도주하는 장면을 과시한 것이 불법행위를 자백하는 수사 단서가 된 셈이다. 상당수가 영상 증거 앞에 혐의를 시인했고 경찰은 가담 정도를 따져 이들을 입건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오전 1시께 서울 영등포구 마포대교에서 오토바이 폭주족이 무리를 지어 주행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지난 10일 오전 1시께 서울 영등포구 마포대교에서 오토바이 폭주족이 무리를 지어 주행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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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게시물을 삭제하더라도 해당 영상을 봤거나 공유했던 이용자가 영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이런 자료까지 찾아낸다. 번호판이 없거나 가려져도 따돌릴 순 없다. 같은 차종이라도 부착물 등 각기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CCTV를 하나씩 넘겨보며 폭주족의 동선을 뒤쫓는다. 폭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거주지와 신원까지 고스란히 특정된다.


한편 최근 국경일이나 주요 기념일마다 태극기를 달고 곡예운전을 하며 도심을 휘젓던 폭주족이 눈에 띄게 줄었다. 수사 방식이 달라진 결과다. 폭주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난폭운전을 한 운전자부터 이륜차를 불법 개조하는 데 가담한 구조 변경업자까지 찾아 책임을 묻고 있다.


경찰청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전국 특별단속에 나서 교통법규 위반 행위 1297건을 적발했다. 유형별로는 음주운전 76건, 자동차관리법 위반 59건, 무면허운전 33건, 통고 처분 1079건 등으로 집계됐다. 폭주 단속을 사전 예고한 결과, 난폭·보복 등 폭주행위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폭주행위를 현장에서 당장 검거하지 못할 순 있어도 CCTV, 블랙박스 등 반드시 흔적이 남는다"며 "증거 없이 폭주행위를 할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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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삼일절·광복절 등은 국가적인 공식 기념일로, 그에 걸맞은 품격이 있어야 한다"며 "국경일이 불법행위나 일탈을 저지르는 날로 변질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지예 기자 easy@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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