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 현재 진행형 학술사업"

배우 하영(안하영·33)의 증조부 안상호(1872~1927)를 둘러싼 친일 논란이 거센 가운데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 행적은 명백하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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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민족문제연구소는 '안상호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고 "논란의 본질은 조상의 식민지 협력 이력에 대한 최소한의 역사적 성찰 없이 발언해 대중에게 상처를 준 '역사 인식과 성찰 부재의 문제'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안상호가 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지 않아 친일파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발간 당시 선정 기준에 미달해 수록을 보류한 것"이라며 "미수록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라고 반론했다. 특히 "과거사 기록 사업은 완료된 결과물이 아닌 사료의 발굴과 검증을 통해 이어지는 현재진행형 학술 사업"이라며 "새롭게 확인되는 1차 사료를 바탕으로 학술 검증을 이어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안상호는 1909년 안중근 의사에게 피살된 이토 히로부미를 추도하기 위해 민간에서 조직한 '국민대추도회'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안상호는 일제 식민통치를 뒷받침한 경성부 협의회원으로 1914년과 1918년, 1920년 세 차례 관선 임명됐다. 1922년부터 1927년까지는 경성 종로금융조합장을 지내기도 했다. 반일 운동 배척을 표방한 동민회에서도 회원과 평의원으로 활동했다.

배우 하영이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집안 이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KBS

배우 하영이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집안 이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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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는 안상호가 평의원으로 이름을 올린 '대정친목회'를 이완용·민영휘 등 대표적인 친일 인사들을 중심으로 일본제국주의의 '내선융화'를 표방하며 결성된 명백한 친일 단체로 규정했다.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는 1918년 안상호를 일본식 생활을 받아들인 '내선가정의 성공자'로 소개했다. 당시 안상호는 "자신에게 조선 옷이 없고 조선 사람과 별다른 교류도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기록돼 있다.


연구소는 그러면서 하영에게 "조상의 과오를 성찰 없이 미화하거나 비판 없이 소비한 태도에 대한 겸허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역사적 과오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은 행위 당사자에게 귀속되는 것이 원칙이나, 공적 영역에서 조상의 식민지 협력 이력에 대한 역사적 성찰 없이 발언한 역사 인식이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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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7일 하영은 KBS 2TV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자신이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후 그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에 의사로 활동한 안상호로 알려지며 과거 행적을 두고 친일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하영은 지난 12일 자필 사과문을 통해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영은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만으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다"며 "무지한 상태에서 증조부에 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고 사과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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