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수사관 인지, '지휘 검사 자신의 수사 개시' 해당"
"수사관 송치 사건도 다른 검사가 기소해야"
대법 '수사·기소 분리 원칙' 최초 명시

연합뉴스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검찰수사관이 수사에 착수해 송치한 사건이라도, 해당 수사를 지휘한 검사가 이를 직접 기소하는 것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규정한 검찰청법 위반이라는 대법원의 최초 판단이 나왔다. 수사관의 수사 착수 역시 검사 자신의 수사 개시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이숙연 대법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지자체 공무원의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2022년 개정된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본문인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하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조항의 해석이었다. 특히 검찰수사관이 검사의 지휘를 받아 착수한 수사를 '검사 자신의 수사 개시'로 볼 수 있는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공무원은 2016년 5월경 민간공원 조성사업 관계자 A씨에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편의를 대가로 자신의 개발사업 설계용역대금 6800만 원의 대납을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A씨의 고발로 검찰수사관이 다른 검사의 지휘하에 해당 사건을 수사·송치했고, 이후 검사가 2024년 12월 이를 기소했다.

문제는 검사가 직접 기소한 추가 병합 혐의에서 발생했다. 검찰수사관은 범죄를 수사하던 중, 이 공무원이 납품업체 운영자들을 허위 직원으로 등재하게 해 2021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급여 명목으로 약 8350만 원을 챙긴 혐의를 새롭게 발견했다. 수사관은 검사의 지휘 아래 이 추가 범죄들을 수사해 검사에게 송치했고, 검사는 이를 직접 기소했다.


1·2심은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의 '검사'에 '검찰수사관'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검사의 공소제기가 적법하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검사의 지휘하에 수사관이 착수한 것이므로 '검사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검사의 직접 기소는 검찰청법 위반으로 무효이며, 원심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을 선고했어야 했다"고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검찰수사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보조할 뿐 독자적 수사개시 주체가 아니다"며 "검찰수사관이 검사의 지휘하에 착수한 수사는 그 지휘 검사 자신의 수사개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D

이어 "검찰수사관이 범죄 수사를 마친 후 검사에게 송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지 검사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일 뿐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단서가 예외로 허용한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칙적으로 해당 사건은 수사를 지휘한 검사가 아닌 '다른 검사'가 기소했어야 한다는 의미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