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기념물 페인트·거품 오염
지난 6월엔 잔디밭에 反트럼프 문구
미국 수도 워싱턴DC 명소인 내셔널몰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기념물이 낙서와 비누 거품으로 오염돼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AP 통신 등에 따르면 내셔널몰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국가기념관'에 낙서가 적히고 비누 거품이 뿌려졌다. 2004년 개장한 이 기념물은 2차 대전 참전용사 1600만명과 미국인 전사자 40만명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화강암 기둥 56개, 대서양과 태평양을 상징하는 개선문, 중앙 분수대 등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애틀랜틱 아치' 옆의 분수 안과 주변에 흰 비누 거품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아치 아래에는 "깨끗한 손 더러운 돈(Clean hands dirty $)"이라는 낙서가 붉은색으로 적혔고, 일부 화강암 석조물에는 붉은색과 녹색 페인트가 뿌려졌다. WP는 "마치 거품 목욕탕 같았다"고 전했다.
국립공원관리청(NPS)을 산하에 둔 미국 내무부는 성명에서 "이번에 발생한 기물 훼손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고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공원경찰이 현장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용의자를 반드시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낙서 제거 작업이 시작됐다.
이 기념물의 후원 단체인 '제2차세계대전 국가기념관의 친구들'은 이번 사건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의도가 무엇이든 2차 대전 세대의 복무와 희생을 기리는 장소를 훼손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방문객은 미 정부가 이스라엘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트럼프 아치'를 만든다고 혈세를 쓰는 데 대한 비판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내셔널몰은 링컨과 루스벨트 등 역사적 인물들의 기념비가 모여 있는 워싱턴 대표 공원이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내셔널몰 잔디밭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반대 구호인 '8647' 숫자가 새겨져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8647'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나타내는 상징적 표현으로, 시위 현장과 티셔츠 등 상품에서도 쓰인다. 흔히 식당가에서 '86'은 주문이나 손님을 '없앤다'는 의미의 은어로 통하며, '47'은 미국의 47대 대통령인 트럼프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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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이 숫자를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닌 대통령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86'은 '죽여라'라는 뜻의 은어이며 '8647'은 '트럼프 대통령을 죽여라'를 뜻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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