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커피, 가격·접근성 앞세워 급성장
메가커피 한 달 이용률, 스타벅스 첫 추월
배달·디카페인·차 전문점 등 상황별 소비 확산

편집자주요즘 사람들은 무엇을 살까요. 다이소에서 꼭 집어오는 생활용품부터 올리브영에서 품절을 부르는 화장품, 줄 서서 사는 빵까지. 익숙한 소비 장면 속에는 지금의 시장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금 사는 방식〉은 일상 속 '잘 팔리는 것들'을 통해 오늘의 소비 트렌드를 읽어내는 연재입니다. 어떤 상품이 선택받고, 어떤 전략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지 - 소비 현장의 변화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예전엔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출근하는 게 괜히 기분 좋았는데, 요즘은 그냥 회사 앞 메가커피에서 2000원짜리를 사가요. 맛도 비슷한데 몇천 원씩 더 낼 이유가 없더라고요."


서울 시내의 한 공원에서 점심을 먹은 직장인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공원에서 점심을 먹은 직장인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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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스타벅스 마니아'로 불리던 직장인 A씨의 말이다. 최근 카페를 이용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출근길에는 2000원대 커피를 사고, 점심시간에는 회사와 가까운 카페를 찾는다. 오후에는 배달 앱으로 음료를 주문하고, 늦은 시간에는 디카페인을 고르기도 한다.

과거에는 특정 브랜드를 선호해 꾸준히 찾는 소비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가격과 접근성, 이용 목적에 따라 카페를 선택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저가 커피 브랜드의 성장세도 폭발적이다.


커피 시장 커졌는데…한 번에 쓰는 돈은 줄었다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커피 소비는 오히려 늘었다. 15일 엠브레인의 구매 딥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커피·음료 업종의 추정 구매액은 11조3987억원으로 전년보다 8.8%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누적 구매액도 2조7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다.

시장 규모를 키운 것은 소비 횟수였다. 올해 1분기 주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고, 인당 주문 빈도도 7.1% 늘었다. 반면 1회 결제 금액은 0.9% 감소했다. 테이크아웃 구매액도 같은 기간 13.9% 증가했다.


커피를 한 번 마실 때 지출하는 금액은 낮아졌지만, 더 자주 주문하면서 전체 시장은 성장하는 '저가·고빈도' 소비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커피가 특별한 날 찾는 기호품이라기보다 출근길이나 식후, 업무 중에도 반복적으로 소비하는 일상적인 음료로 자리 잡은 영향도 크다.


서울 시내의 한 공원에서 점심을 먹은 직장인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공원에서 점심을 먹은 직장인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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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가장 자주 마시고, 가장 적게 쓴다

이런 소비 흐름을 주도하는 연령대는 20대다. 15일 NH농협은행이 지난해 농협카드 고객의 커피전문점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대의 연평균 커피전문점 이용 건수는 26회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 30대는 24회, 40대 20.1회, 50대 17.1회, 60대 11.5회였다.


반면 20대의 평균 결제액은 6800원으로 60대의 9500원보다 낮았다. 커피를 자주 마시는 20대가 이용 횟수를 줄이기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브랜드를 선택해 지출 부담을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커피전문점 평균 이용 횟수 이상을 기록한 '고이용객'의 브랜드별 이용 비중을 보면 메가MGC커피가 33%로 가장 높았다. 컴포즈커피 26%, 빽다방 21%, 스타벅스 20%, 이디야 18% 순이었다. 메가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 등 저가 커피 브랜드 3곳의 비중을 합치면 80%에 달했다.


2000원대 커피, 스타벅스도 넘어섰다

메가MGC커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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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커피의 성장세는 최근 카페 이용률에서도 확인된다. 15일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카페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전국 만 20~5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한 달 이내 이용한 카페를 조사한 결과 메가커피가 71.0%로 1위를 차지했다.


스타벅스는 69.2%로 2위였다. 메가커피가 최근 한 달 이용 경험에서 스타벅스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가커피 이용률은 전년보다 5%포인트 상승한 반면 스타벅스는 12.5%포인트 하락했다. 컴포즈커피도 52.9%로 7%포인트 상승했고, 투썸플레이스는 48.6%로 4.2%포인트 올랐다.


이용 경험뿐 아니라 반복 이용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가장 자주 이용하는 카페를 묻자 메가커피를 꼽은 응답은 31.9%로 전년보다 4.9%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스타벅스는 26.1%로 15.3%포인트 감소했다. 월평균 이용 횟수 역시 메가커피가 7.02회로 주요 조사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았다. 스타벅스는 5.30회로 전년보다 1.43회 줄었다.


지난 6월22일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의 불이 꺼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22일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의 불이 꺼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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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력이 단순히 저렴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복적인 이용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메가커피의 주 이용률 상승은 여성과 20대에서 두드러졌다.


배달에서도 저가 커피 강세

카페를 이용하는 장소와 방식도 달라졌다. 최근 한 달 사이 카페·베이커리 음료를 마신 소비자의 63.9%가 '카페 배달'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직접 배달을 주문한 소비자의 35.4%는 지난해보다 이용 빈도가 늘었다고 답했다.


배달을 이용하는 이유로는 '매장에 직접 가기 번거롭다'는 응답이 50.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배달 가능한 카페가 늘어서' 41.1%, '집이나 회사에서 편하게 음료를 즐기는 습관이 생겨서' 37.1% 순이었다.


서울 시내에서 배달 노동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서 배달 노동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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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에서도 저가 커피 브랜드의 이용 비중이 높았다. 직접 배달을 주문한 소비자의 69.4%가 메가커피·빽다방·컴포즈커피 등 소형·저가 프랜차이즈를 이용했다. 대형·고가 프랜차이즈는 44.9%, 중형·중가 프랜차이즈는 43.9%였다.


배달 카페를 선택할 때는 맛과 함께 가격과 이용 조건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1~3순위 합산 기준으로 맛이 43.6%로 가장 높았고 메뉴 가격 39.2%, 최소주문금액 32.2%, 배달비 30.5% 순이었다.


매장까지 직접 이동해야 하는 수고가 사라진 상황에서는 브랜드보다 가격과 주문 조건, 이용 편의성이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커피도 상황에 따라 바꿔 마신다…디카페인 일상화

소비자들의 커피 선택도 세분되고 있다. 최근 한 달 이내 커피 원두를 바꿔 주문한 경험이 있는 399명 가운데 78.3%는 디카페인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카페인을 선택하는 이유로는 '커피 맛을 즐기면서 카페인을 피하고 싶을 때'가 65.1%로 가장 많았다. '저녁이나 밤에 마실 때'가 62.8%, '이미 커피를 마신 뒤 추가로 마실 때'가 51.9%로 뒤를 이었다.


과거에는 디카페인이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이나 카페인을 줄이려는 일부 소비자의 선택지였다면 이제는 시간대와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일반적인 메뉴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커피 대신 차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오픈서베이 조사에서 차 전문점 최근 한 달 이용률은 헤이티 5.6%, 차지 5.3%, 차백도 5%로 아직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다만 향후 이용 의향은 헤이티 36.7%, 차지 34.9%, 차백도 30.1%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여성의 이용 의향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커피 한 잔도 '그때그때 다르게'…달라진 카페 소비법

최근 카페 시장을 관통하는 변화는 특정 브랜드 하나에 대한 충성도보다 상황에 맞는 선택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출근길에는 회사 근처에서 2000원대 커피를 사고, 점심시간에는 동료들과 가까운 카페를 찾는다. 오후에는 배달 앱으로 음료를 주문하고, 늦은 시간에는 디카페인을 고른다. 주말에는 새로운 차 전문점을 찾아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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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카페 시장의 경쟁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이미지와 공간, 메뉴의 차별성이 중요한 경쟁 요소였다면 이제는 가격, 접근성, 이용 빈도, 배달 가능 여부, 메뉴 선택지 등 실제 이용 과정에서 느끼는 편의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어느 카페를 가장 좋아하는가'보다 '지금 어떤 커피가 가장 필요한가'에 가까워지고 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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