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남 의원 10일 '시 전환' 특별법 발의
옛 광주 5개 자치구 재정 불균형 해소 전망
시민사회 "단일 도시 해체, 졸속 추진 반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옛 광주지역 5개 자치구(동·서·남·북·광산구)를 각각 '동광주시·서광주시·남광주시·북광주시·광산시'로 전환하는 입법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심각한 재정 역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적 결단이라는 환영의 목소리와 광주라는 단일 대도시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해체하는 졸속 입법이라는 비판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모양새다. 한정된 보통교부세 배분 구조와 본청 세입 감소 등 파생될 재정적 파장을 완화할 안전장치 마련과 함께 성급한 추진 대신 주민투표와 공론화 등 민주적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과 재정 격차 해소"…구청장협의회·정치권 '시 전환' 입법
14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전남광주 서구을)은 지난 10일 동료 의원 11명과 함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행 5개 자치구를 폐지하고 5개 일반시를 설치하며, 설치 비용은 국가와 통합특별시가 지원하도록 규정했다. 현역 구청장과 기초의원은 잔여 임기 동안 시장과 시의원 직을 승계한다.
이번 법안은 5개 자치구와 전남 22개 시·군 간의 심각한 재정 구조 불균형을 해결해야 한다는 광주 구청장협의회의 요청으로 추진됐다.
현재 5개 자치구는 등록면허세·재산세 등 2개 세목만 징수하며 정부 보통교부세 직접 교부 대상에서 제외돼 재정자주도가 평균 28.5%에 불과하다. 반면 전남 시·군은 5개 세목 확보와 함께 보통교부세를 직접 지원받아 평균 50%가 넘는 재정자주도를 보인다.
실제로 인구 42만 명의 북구가 받는 정부지원금은 1,329억 원 수준이지만 인구 6만 명의 화순군은 3,149억 원을 받는 등 구조적 역차별이 지속돼 왔다.
전남광주구청장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거주 지역에 따라 자치권과 재정 기반이 달라지는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통합의 완성"이라며 "재정권이 강화되면 주민 밀착형 생활행정 서비스 수준이 대폭 향상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단일 도시 해체이자 졸속 추진"…시민사회 "주민투표·특례시 검토해야"
반면 시민사회와 학계의 반발도 거세다. 광주시 부활 추진 시민모임은 민주당 광주시당을 항의 방문해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는 "세계 어느 나라도 100만이 넘는 거대 도시를 분할해 없앤 사례가 없다"며 "구청장을 임명직으로 전환하더라도 수원시처럼 특례시를 설치하거나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참여자치21 등 지역 시민단체들도 연이어 성명을 내고 졸속 추진을 규탄했다. 이들은 "대도시 행정체계가 자리 잡은 광주 권역에 행정 비효율을 초래하고, 대중교통·상하수도·폐기물 처리 등 인프라 분담 비용이 세수보다 급증할 수 있다"며 "시민 공론 기회를 박탈한 채 밀어붙이는 행정체계 개편을 즉각 중단하고 전문가·시민 토론회와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전남광주구청장협의회는 "통합특별시의 약칭이 '광주특별시'로 유지되고 있으며, 도쿄도에 도쿄시가 없어도 도쿄의 위상이 유지되듯 '광주 해체' 주장은 과도한 우려"라고 선을 그었다.
본청 세입 감소 및 시·군 교부세 변동…'재정 안전장치' 필수
5개 자치구의 시 전환이 가져올 통합특별시 전체의 재정 재편 파장도 문제다.
자치구가 시로 승격되면 광역단체 세입 중 4개 세목이 기초단체로 이관돼 통합특별시 본청의 세입이 연간 8,000억~1조 원 안팎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도시철도나 광역교통망 등 거대 인프라 투자 여력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한정된 보통교부세 총액 안에서 광주 5개 시가 신규 교부를 받게 되면 기존 전남 22개 시·군의 배분액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단독] 현대차 퇴직자 '차테크' 제동 걸린다…25% ...
한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 전환에 따른 파장이 다른 지역의 재원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통합지원금이나 균형발전특별회계 신설 등 별도 재원을 마련하고, 전남권 시·군의 교부세 배분액을 보전하는 재정 안전장치가 특별법에 함께 담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