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발행 건수·금액 '내리막'
부동산 조각투자회사 서비스 종료
7월 시행령 개정안 발표 계획 미뤄져
토큰증권(STO) 초기 단계로 주목받는 조각투자 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하위법규 제정은 금융당국 논의가 길어지고 특정 증권의 경우 발행 근거가 없는 문제 등이 불거지며 시장 개화가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리막길 걷는 조각투자 시장
18일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조각투자 발행 건수는 2023년 3건을 시작으로 2024년 60건으로 급증했다. 이후 지난해 50건으로 줄다 올해는 14건에 머물렀다. 발행 금액도 2023년 247억6000만원에서 272억2000만원으로 증가한 후 지난해 절반가량 줄었다. 올해는 지난해 발행 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각투자는 내년 본격적인 법제화를 앞둔 토큰증권의 초기 단계다. 조각투자를 블록체인 기술로 발행하면 토큰증권이 된다.
자산별로 보면 규모가 가장 컸던 부동산 조각투자의 경우 플랫폼 사업자들이 올해 상반기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카사코리아는 보유 기초자산을 모두 매각한 후 지난 10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펀블도 지난 4월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며 잔여 기초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미술품 조각투자는 신규 공모의 경우 매 분기 최소 두 건 이상 진행됐으나 청약신청 금액이 공모 금액을 하회한 사례가 많았다. 한우나 한돈 등 가축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조각투자는 잔여 물량 없이 안정적으로 발행되고 있으나 발행 규모가 작다.
기초자산이 편중된 만큼 그 범위를 확대해야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초기 시장의 관심은 결국 기초자산 범위가 확대될 수 있는지에 집중될 것"이라며 "기존 조각투자 시장에서 활용돼 온 기초자산의 종류가 다소 제한적인 가운데, 현재 일부 자산군에서는 신규 발행도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늦어지는 하위법령 제정…"기초자산 적격요건·풀링 관심↑"
이를 규율하는 하위법령 제정이 늦어지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 관련 하위법규 시행령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발표를 당초 7월을 목표로 준비했다. 하지만 상위법령을 입안한 국회 정무위원회와의 소통도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하위법령에서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기초자산 적격 요건과 증권신고서 공시 등 조각투자 발행 모범규준, 풀링 허용 범위 등이다. 기초자산 적격 요건은 어떤 자산이 토큰증권으로 발행될 수 있는지를 규율한다. 2023년 신탁 수익증권 기초자산 가이드라인에서 객관적 가치평가 가능성, 처분 용이성, 단일 자산 요건 등을 적격 요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위법령은 이 기준을 계승하고 조정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기초자산의 진입 폭이 정해진다.
풀링의 경우 동일 유형 자산을 묶어 발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개별 단위로는 가치평가와 수익 안정성 확보가 어려운 특허권 등은 포트폴리오로 묶을 때 투자 가능한 상품이 된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지된 풀링의 허용 범위에 따라 상품 설계 자유도가 좌우된다"고 말했다.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법안 통과 필요"
부동산 임대수익이나 음원 저작권·특허권 등과 관련된 비금전신탁수익증권 관련 법안(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발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토큰증권은 크게 정형증권과 비정형증권으로 나뉜다. 정형증권은 이미 제도권 금융에서 표준화된 자산을 기초로 삼는다. 비정형증권은 기존 증권 형태로 담기 어려웠던 실물이나 무형 자산을 기초로 한다.
비정형증권은 비금전신탁수익증권과 투자계약증권으로 다시 나뉜다.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은 자산을 전문 신탁사에 맡긴 후 신탁 재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수익증권 형태로 발행된다. 투자계약증권은 신탁사 없이 투자자가 특정 공동사업에 투자해 타인이 사업을 대신한 후 손익을 나눠 갖는 계약 형태다. 투자계약증권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에 담겨 법제화가 마무리됐다.
신탁수익증권의 경우 관련 기업들이 현재 자산유동화법에 따라 수익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문제는 기업의 상당수가 스타트업과 같은 자금이 부족한 회사라는 것이다. 자산유동화법 체계에서는 자산을 선매입한 후 신탁을 거쳐야만 상품 발행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100억원대 빌딩이나 자산을 스타트업 회사가 선매입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 자산유동화법 규정상 발행인이 전체 자산의 5% 내외를 의무적으로 직접 보유해야 하는 '위험보유 의무'도 부담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너무 싸졌다"…40% 빠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 ...
자산 선매입 부담에 추가 자금까지 묶여 자본력이 부족한 회사에는 사실상 이중부담인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약한 스타트업에는 선매입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조각투자 업계가 자산유동화법 우회가 아닌 정식 발행 근거를 담은 법 개정을 요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