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6년 만에 하루 3건 집행
레바논 22년 간 집행 중단 후 폐지 수순

미국에서 16년 만에 하루 동안 사형수 3명에 대한 사형이 잇따라 집행됐다. 미국 내 사형제에 대한 지지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실제 사형 집행 건수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사형제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커지고 있다.


14일 연합뉴스는 AP통신을 인용해 미국 테네시·오클라호마·앨라배마주가 이날 각각 살인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앤서니 대럴 하인즈, 카를로스 쿠에스타-로드리게스, 제레미 윌리엄스에 대한 독극물 주입 방식의 사형을 집행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16년 만에 하루 동안 사형수 3명에 대한 사형이 잇따라 집행됐다. 미국 내 사형제에 대한 지지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실제 사형 집행 건수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사형제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미국에서 16년 만에 하루 동안 사형수 3명에 대한 사형이 잇따라 집행됐다. 미국 내 사형제에 대한 지지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실제 사형 집행 건수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사형제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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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하루에 3명의 사형이 집행된 것은 2010년 1월 7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루이지애나·오하이오·텍사스주에서 각각 사형이 집행됐다. 세 건의 사형이 같은 날 이뤄진 것은 일정이 우연히 겹친 측면이 크지만, 최근 미국에서 사형 집행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2025년 11개 주에서 모두 47명이 사형됐는데, 이는 2024년 25명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번 3건까지 포함하면 2026년 들어 집행된 사형은 22건으로 늘었다. 특히 플로리다는 2025년 19명을 사형한 데 이어 올해도 12명을 집행해 최근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다만 미국 전체가 사형 집행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형정보센터(DPI)에 따르면 미국 50개 주 가운데 법적으로 사형제를 두고 있는 곳은 27개 주지만 이 가운데 10개 주는 최근 10년 이상 사형을 한 차례도 집행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사형도 플로리다·텍사스·오클라호마·애리조나 등 일부 주에 집중됐다.

사형 폐지한 레바논…중동 첫 사례

이 가운데 연방정부는 사형제 강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당일 연방 사형제 집행 강화를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법무부도 올해 4월 첫 트럼프 행정부에서 사용했던 독극물 주입 방식을 다시 채택하는 한편 총살형 등 추가 집행 방식을 도입할 수 있도록 규정을 확대하고 사형 사건 처리 절차를 단축하기로 했다. 다만 연방정부 차원의 실제 사형 집행은 2021년 이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레바논 의회는 지난 11일 사형제를 폐지하고 기존 사형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과 가중 노역형으로 대체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레바논 의회는 지난 11일 사형제를 폐지하고 기존 사형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과 가중 노역형으로 대체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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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같은 움직임이 미국 내 여론 변화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갤럽이 지난 6월 발표한 '가치와 신념' 조사에서 사형을 '도덕적으로 용인할 수 있다'고 답한 미국인은 52%로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2025년 조사에서는 살인범에 대한 사형에 찬성한다는 응답도 52%에 그쳐 197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형에 대한 미국인들의 거부감은 장기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실제 집행은 최근 다시 늘고 있는 셈이다.

국제 흐름은 미국의 사형제 강화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앞서 레바논 의회는 지난 11일 사형제를 폐지하고 기존 사형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과 가중 노역형으로 대체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레바논은 2004년 1월 이후 22년 넘게 사형을 실제로 집행하지 않았지만, 법률에는 사형제가 남아 있었고 법원도 사형을 선고해왔다. 이번 결정으로 레바논은 중동에서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을 법적으로 폐지하는 첫 국가가 될 전망이다. 국제앰네스티는 관련 법이 발효되면 레바논이 모든 범죄에 대해 사형제를 폐지한 세계 114번째 국가가 된다고 설명했다.

사형하는 나라는 줄었는데 집행은 폭증

역설적으로 사형을 없애는 국가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실제 사형 집행 건수는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자료를 보면, 2025년 말 기준 세계 113개국이 모든 범죄에 대해 사형을 폐지했다. 일반 범죄에 대해서만 폐지했거나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사실상 폐지국'까지 합하면 145개국에 달한다. 반대로 법적으로 사형을 유지하는 국가는 54개국이다. 레바논은 이미 '사실상 폐지국'으로 분류돼 온 만큼 이번 법제화로 완전 폐지국 숫자가 늘어나게 된다. 사형하는 나라는 줄었는데 집행은 폭증 사형제 폐지 국가가 늘어나는 것과 달리 실제 집행 건수는 오히려 급증했다.

한국은 사형제가 형법상 존재하지만, 실제 집행을 하지 않는 국가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1997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10년 이상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한국을 '실질적 사형 폐지국(abolitionist in practice)'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한국은 사형제가 형법상 존재하지만, 실제 집행을 하지 않는 국가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1997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10년 이상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한국을 '실질적 사형 폐지국(abolitionist in practice)'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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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가 확인한 2025년 전 세계 사형 집행은 최소 2707건으로 전년 1518건보다 78% 증가했다. 이는 앰네스티가 집계한 수치 기준 4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국가기밀로 사형 관련 통계를 공개하지 않는 중국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수천 건과 북한·베트남 등의 정확한 집행 건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사형을 집행한 국가는 17개국에 불과했다. 세계 대부분이 사형제에서 멀어지는 가운데 소수 국가에 집행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하루 3명, 레바논은 폐지…엇갈리는 세계 사형제 원본보기 아이콘

특히 이란에서는 지난해 최소 2159명이 사형됐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최소 356명이 사형됐다. 중국은 정확한 통계가 공개되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로 추정된다. 일본·북한·싱가포르·대만·베트남 등에서도 최근 사형 집행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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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은 사형제가 형법상 존재하지만, 실제 집행을 하지 않는 국가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1997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10년 이상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한국을 '실질적 사형 폐지국(abolitionist in practice)'으로 분류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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