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 심층수를 냉각수로…신세계·SK도 관심보이는 이곳[AIDC 시대의 공존법](17)
편집자주 인공지능 시대,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 일환으로 2035년까지 총 18.4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유수 대기업들이 춘천시 수열에너지클러스터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친환경적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는 연평균 9.5℃인 소양강댐의 심층수를 냉각수로 활용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ⅥI. 탈바꿈하는 데이터센터
여러번 유찰됐지만, 지금은 10여개 기업이 '러브콜'
연평균 9.5도 소양강댐 심층수를 냉각수로 활용
탄소 배출 줄일 수 있는 강점 부각
지난 6월 중앙고속도로 춘천IC를 빠져나와 국도로 20분쯤 달리다 보니 '강원수열클러스터 공사 현장'이라고 쓰인 커다란 공사장 가림막이 눈에 들어왔다. 흙더미를 가득 실은 덤프트럭이 연신 오가며 성토 작업이 한창이었다. 강원도와 춘천시, 한국수자원공사가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조성 중인 수열융복합단지(수열에너지클러스터) 건설 현장이었다.
강원 춘천시 동면 지내리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수열융복합단지는 총 81만6000㎡(약 25만평)의 부지에 대규모 AIDC, 스마트팜, 주거 및 상업단지, 업무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4223억원에 이른다. 수자원공사가 3796억원, 국고 및 지방비로 423억원을 투입한다.
수열융복합단지 중 가장 규모가 크면서 중점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 AIDC 구축이다. 예정 부지 규모만 약 9만평으로 전체의 35%에 달한다.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건설 현장에 마련된 전망대에 오르니 약 2만1000평에 이르는 첫 번째 데이터센터 부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김동구 한국수자원공사 강원수열사업단장은 "현재까지 25%의 공정률이 진행된 상태"라며 "첫 번째 데이터센터 부지는 바로 착공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10개 이상 기업 현장 찾아"
춘천시와 수자원공사는 하반기까지 일부 데이터센터 부지의 분양을 실시할 계획이다. 춘천시는 2023년과 2024년에도 분양을 시도했으나 유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DC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투자사들이 강원 수열에너지클러스터에 관심을 보이는 등 상황이 급변했다.
김 단장은 "지금까지 데이터센터 부지에 관심을 가진 10개 이상의 기업이 찾아와 공사 현장을 둘러봤고, 구체적으로 관심을 내비친 기업도 있다"고 전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AI와 함께 AIDC 건립을 추진 중인 신세계그룹을 비롯해 SK그룹,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스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등이 춘천시 및 수자원공사에 용지 매입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신세계·리플렉션AI는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 측은 "춘천 수열융복합단지를 비롯해 복수의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리플렉션AI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실무적인 준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춘천시는 부지 분양 방식 변경을 정부와 협의 중이다. 투자선도지구인 수열에너지클러스터는 복수의 기업이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분양하는 방식이다. 춘천시는 국내외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의향을 밝히자 단순 추첨보다는 기업의 투자 역량과 기여도를 평가해 선정하는 수의 계약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고 있다. 지역 사회에 보다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을 선정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친환경 방식…에너지 64% 절감 기대
유수 대기업들이 춘천시 수열에너지클러스터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친환경적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는 연평균 9.5도인 소양강댐의 심층수를 냉각수로 활용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소양강댐 발전 시 나오는 방류수는 하루 평균 340만t이며, 방류수의 온도는 계절에 따라 6.7~13.4도 수준으로 매우 차갑다. 이를 데이터센터의 냉각에 활용할 경우 에너지를 절감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열융복합단지는 소양강댐에서 하루 24만1000t의 물을 끌어와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할 계획이다. 사업단 관계자는 "수열 클러스터 데이터센터에 심층수를 이용할 경우 외기 냉수 냉각방식과 비교해 약 64%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양강 심층수의 활용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데이터센터에서 열교환기를 거치게 되면 약 14.5도로 온도가 올라간다. 이렇게 따뜻해진 물은 앞으로 조성될 스마트팜의 히트펌프 열원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또 인근에 들어설 수열에너지 집적단지에도 공급돼 입주 기업들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단지에서 사용한 용수 24만1000t 중 16만1000t은 소양강 정수장으로 이동해 춘천시에 공급하고 나머지 8만t은 다시 하천으로 보내진다.
단지에는 약 240㎿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통상 50㎿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하이퍼스케일러'라고 부른다. 건설 가능한 데이터센터 규모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김 단장은 "인근 154㎸ 송전선로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며 "정격 용량을 60㎿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데이터센터는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주민들과 갈등이 적지 않았다. 이에 비해 춘천시는 데이터센터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지역 경제 발전을 견인할 계획이다. 춘천시는 2013년 네이버가 첫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을 설립한 이후 새로운 데이터센터 명소로 부각하고 있다. 춘천은 서울과 1시간여 거리로 수도권 접근성이 좋고 연평균 온도가 11.2도로 낮아 데이터센터 부지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십 년간 지진의 피해가 보고되지 않을 정도로 지질적으로 안정적이다. 이러한 장점이 부각되며 네이버에 이어 삼성SDS도 2019년 춘천에 데이터센터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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